패션 플랫폼이 해외직구족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 중국 플랫폼이 저렴한 가격과 방대한 상품군을 앞세워 국내에 빠르게 진출하고 있어서다. 업체들은 직접 해외직구 서비스를 론칭하거나 입점업체를 다양화하는 등 총력 대응을 펼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브랜디는 최근 해외직구 카테고리를 신규 론칭했다. 중국 광저우 기반 쇼핑 플랫폼 'VVIC닷컴'의 엄선한 상품을 판매한다. 상품은 기본적인 패션 상품부터 비치웨어, 패션소품까지 다양하며 가격대는 1만~2만원대가 주를 이룬다.
브랜디는 기업간거래(B2B) 도매 플랫폼 '셀피'를 통해 국내 셀러들이 VVIC닷컴에서 물건을 사입할 수 있도록 중개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도매 중개만 하던 중국 패션 상품을 직접 연동해 기업소비자간거래(B2C)로 판매하겠다는 복안이다.
파격적인 혜택도 준비했다. 상품 판매금액이 타사보다 높을 경우 차액의 300%를 포인트로 보상한다. 또한 국내 전 상품과 마찬가지로 해외직구 상품도 무료로 배송한다. 카테고리 오픈 기념으로 오는 22일까지 최대 30% 할인이 가능한 쿠폰팩도 제공한다.
브랜디 관계자는 “주 타깃층인 1020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합리적인 가격의 해외 직구 모델을 론칭하게 됐다”며 “VVIC닷컴을 시작으로 다른 해외 시장까지 해외직구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직구 전문 쇼핑몰을 입점시켜 상품 다양성을 키우는 경우도 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지그재그는 최근 해외구매 대행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개인통관고유부호를 수집하겠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이는 국내 최대 스페인 직구 쇼핑몰 '스페인샵' 입점에 따른 것이다. 에이블리 또한 스페인샵을 비롯해 다양한 직구 전문 쇼핑몰이 입점하고 있다.
이처럼 패션 플랫폼이 직구족 공략에 대비하는 것은 중국 플랫폼의 성장 때문이다. 애플리케이션(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8월 알리익스프레스 앱 사용자 수는 551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달 국내 e커머스 앱 사용 순위에서도 쿠팡, 11번가, G마켓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테무와 쉬인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테무·쉬인 사용자 수는 각각 51만명, 55만명에 달한다. 테무는 중국 3위 e커머스 업체 '핀둬둬'가 운영하는 글로벌 e커머스다. 쉬인은 '초저가 울트라 패스트 패션'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저렴한 가격의 패션 상품을 판매한다.
직구 서비스에 대한 패션 플랫폼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특히 동대문 기반 보세 의류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패션 플랫폼의 경우 1만~2만원대 저가 제품이 즐비한 중국 플랫폼이 부담될 수밖에 없다. 업체들은 상품 카테고리 확장, 초개인화 상품 큐레이션 등 차별화된 서비스로 기존 고객층을 지키겠다는 각오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인 품질이나 디자인 수준이 낮다면 아무리 저렴한 상품이라도 판매되지 않는다”며 “한국 패션 정서에 맞춘 검증된 상품을 선별해 경쟁력 있게 판매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
민경하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