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KTX 열차 교체를 위한 준비작업과 안전 문제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여야를 가리지않고 나왔다. 특히 KTX 이음의 승차감에 비까지 새는 문제 등이 나타나면서 차세대KTX 차량에 대한 심각성도 두드러졌다.
17일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스알·국가철도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내 철도 운영 관련 문제들이 다수 지적됐다.
이날 국정감사는 당초 오전만 예정되었으나 위원들의 질의가 쏟아지면서 오후 현장 시찰을 취소하고 오후까지 지속했다.
2004년 4월 첫 개통해 20년이 된 KTX는 상당수 차량이 노후화되면서 교체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 차량 발주부터 제작까지 아무리 짧아도 5~6년은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노후 차량 교체를 위해서는 대략 4조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10년동안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현대로템에 끌려다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독점 폐해까지 거론될 정도로 잦은 고장률도 도마위에 올랐다. 3700여억원의 비용이 들어간 KTX이음 열차가 도입 3년여만에 하자가 140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역시 KTX 차량 노후 문제를 지적했다. 권 의원은 “KTX열차 중 20년 넘은 노후차량이 340량에 나머지도 내년에는 20년을 넘기게 된다”면서 “동력분산식으로 가고 있지만 기술검증과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ITX-마음은 운영을 시작한 후 두달동안 고장 건수가280건이라면서 심각한 상태임을 재차 언급했다.
명절연휴 경로·장애인 대상 전용 예매 제도의 문제점도 여야 가리지 않고 지적됐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코레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 전용 사전예매 예매율은 전체 예매 대비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대책을 요구했다.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같은 취지의 질의에 한문희 사장은 “예매 불편한 분들에게 이틀 정도 시간을 할애해서 기회를 여유있게 줘서 편의성 주겠다”고 답했다.
SR이 발주한 차세대 고속열차 입찰 관련, 경찰이 입찰방해 혐의로 에스알 간부급 직원 등 관계자 3 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한 것도 국감을 통해 드러났다. 서울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6 월 17일 SR과 현대로템에 대해 내사에 착수한 데 이어 8 월 29일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철도업계에선 경찰의 압수수색 직후, 입찰을 앞둔 시점에 평가위원 인력풀이 외부에 유출됐다고 추정했다. 허종식 의원은 “1 조원대 사업 입찰에 대해 준시장형 공기업인 SR과 대기업인 현대로템이 경찰의 수사선상에 오르게 된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할 것” 이라고 말했다.
문보경 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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