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당무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 이후 당이 빠르게 안정세를 찾고 있는 만큼 이 대표가 '통합'을 외칠지 주목된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는 체포동의안 가결파에 대한 조치도 검토 중이어서 이 대표의 결단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김동현) 심리로 열린 재판에 출석했다. 이 대표는 오른손에 지팡이를 짚고 차량에서 빠져나와 법원으로 향했다.
민주당은 여전히 이 대표의 상태가 회복 중이라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지난 13일에 열린 재판에 국정감사를 이유로 불출석했다. 같은 날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장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국감 출석을 위해 차량에 탑승하러 이동하던 도중 몸 상태에 이상을 느껴 다시 집으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 복귀가 임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냥 당무를 비울 수 없는 탓이다. 당장 오는 20일에는 재판이 한 차례 더 예정돼 있어 이르면 23일 당무에 복귀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이 대표는 단식 19일째였던 지난달 18일 서울 녹색병원에 입원했다. 이후 약 한 달여간 당무를 보지 못했다. 현재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소용돌이에 휘말린 민주당은 법원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서 구영장을 기각하며 빠르게 안정감을 찾았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이 대표의 대리전 양상으로 펼쳐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도 대승을 거둔 뒤에는 완전히 안정감을 찾았다.
이 대표 복귀 이후 비명(비 이재명)계와의 관계 설정도 관심이다. 이 대표 강성 지지자 사이에선 체포동의안 가결파에 대한 숙청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 올라온 '가결파 5인 징계 청원'은 이틀 만에 지도부 답변 요건인 5만명을 넘어섰다. 친명(친 이재명)계로 구성된 지도부는 가결파 등에 대한 공개 메시지 등도 검토했지만 결국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궐선거 승리로 확인된 민심을 내년 총선까지 이어가기 위해서는 갈등보다 화합이 더 낫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가결파 중 일부에 대한 후속 조치는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가결했다고 밝힌 것이 아닌 '이 대표 탄핵' 등을 의원총회에서 공개적으로 외친 설훈 의원 등에 대한 조치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가결파 징계 청원은 윤리위원회로 넘기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 대표 복귀 이후 통합 행보의 첫 가늠자는 비명계 송갑석 최고위원 사퇴로 공석이 된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가결파를 색출하기는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 분위기가 좋은 상황에서 이 대표가 큰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통합이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공개적으로 가결 등을 밝힌 일부 의원들에 대한 조치는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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