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등 글로벌 리스크와 코로나 이후 경제불황, 인공지능(AI) 같은 신기술 대전환 속에 삼성의 '신경영'도 혁신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왔다. 올해 30년을 맞은 고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철학을 새로운 환경에 맞춰 미래 세대를 위한 가치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제언이다.
'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가 18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한국경영학회 주최, 삼성글로벌리서치 후원으로 열렸다.
연사로 나선 국내외 석학은 1993년 이 회장의 독일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을 '미래를 내다본 통찰력의 전략' '지금의 경영 환경에도 들어맞는 성공 방식'이라 평가하고 새로운 시대에 맞춰 발전시켜 나가자고 입을 모았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선도기업 위치에 올라섰지만 시장의 속도전이 거세지는 만큼 위기의식과 함께 변화 노력을 이어가자는 것이다.
리타 맥그래스 컬럼비아대 경영대 교수는 기업 경쟁우위에는 수명주기가 있고, 그 주기는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영원한 위기 정신 △운명을 건 투자 △신속하고 두려움 없는 실험 △실패는 학습의 일부 등 신경영 가치가 오늘날 성공 전략과도 일치하지만 삼성이 한단계 더 도약하려면 현 시점에 맞게 발전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맥그래스 교수는 “경쟁 우위는 지속되지 않는다.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는 함정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변화가 이상한 것이 아니라 안정이 이상한 것”이라며 “영원한 위기 정신으로 지속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부탄투안 베트남 풀브라이트대 교수도 삼성의 과제로 '신경영'의 변화를 꼽았다. 그는 “삼성이 기술의 파괴적 변화 과정을 활용하지만 주력상품 중 하나인 스마트폰 시장은 축소되고 있다”면서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의 위상 강화를 위한 신경영의 고찰이 필요하다”라고 주문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과학대 교수는 신세대와 함께하는 새로운 삼성의 미래를 제안했다. △퀄리티 △변화·혁신 △글로벌 △사람 중심 차원에서 삼성의 신경영이 신세대에게도 어필할 것으로 진단했다.
구 교수는 “과거와 비교할 때 삼성에 대한 신세대의 전반적 관심도는 줄어들었으나 삼성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은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디지털 경영, 개성 경영 등을 통해 미래 세대를 포용할 수 있는 '제2의 신경영'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
삼성, 국제학술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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