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임기철)은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과기의전원) 설립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19일 밝혔다.
GIST는 과기의전원을 설립할 경우 학사학위 소지자를 선발해 의무석사과정을 통해 융합의학 교육을 받아 의사 자격(MD)을 취득하도록 한 뒤 박사과정에서 융합의학연구를 수행하면 공학박사 학위(PhD)를 받는 의사과학자(MD-PhD) 교육과정으로 설계할 전망이다.
4대 과기원 의사과학자 육성(안)은 이미 2021년 6월 21일 과학기술원 공동사무국에서 '과기원 교육체계에 기반한 의사과학자 육성방안 정책연구 보고서' 형태로 구상된 바 있다.
GIST의 경우 차세대 국가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의생명 관련 산업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융합형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지난 2008년 설립한 의생명공학과(학과장 정의헌)가 15년째 성공적으로 운영 중이다. 현재 GIST 의생명공학과는 전임교수 10명에 재학생 87명(석사과정 10명, 박사과정 44명, 석박사통합과정 33명) 규모다.
특히 전임교수 중 절반이 의사과학자(MD-PhD)로서 이 같은 비율은 의과학.의공학 융합연구 인력 양성을 목표로 하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융합대학원(의과학전공),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보다 높다. 이 분야의 교원 창업도 활발한데 의생명공학과 박한수 교수가 2015년 창업한 '지놈앤컴퍼니'는 마이크로바이옴 의약품 및 신규 약물표적 기반 면역항암제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2020년 코스닥에 상장되어 큰 주목을 받았다.
뇌 과학 기반 수면과 치매 관련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을 개발하는 기업 '테디메디(TEDI MEDI)'는 같은 학과 김재관 교수와 김태 교수가 2021년 창업해 각종 투자유치 및 시장진출 프로그램(엑셀러레이터)에 선정된 바 있어 '의사과학자 교수진'의 역량을 보여 주고 있기도 하다.
지금까지 배출한 박사과정 졸업생 67명 중 의사 자격을 소지한 의사과학자(MD-PhD)는 20명으로 전체 30%에 이른다. 이들 의사과학자 졸업생은 95%가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며 연구를 이어 가고 있다.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의 의사과학자 양성 체계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공학 전 분야와 접목하는 융합연구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추세 또한 GIST의 역할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GIST는 융합인재 양성을 목표로 2015년 융합기술원, 2019년 AI대학원을 개원하며 분야와 학제를 뛰어넘어 서로 만나는 연구그룹 중심의 융합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2021년부터는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와 연구비 200억 원 규모의 AI 기반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정의헌 의생명공학과장은 “GIST의 의과학 융합 교육 및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과기의전원을 설립하여 궁극적으로 경제적·사회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유형의 인재 양성 및 연구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기철 총장은 “올해로 30돌을 맞는 GIST는 1993년 설립 시점부터 시대를 선도하는 융합연구를 기관의 중요한 정체성으로 받아들였다”며 “글로벌 메가트렌드인 인구 고령화와 함께 팬데믹 사태의 재발 예방에 대한 국제사회의 협력은 결국 국가 차원의 의사과학자 양성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과학자 양성에 요구되는 역량과 기반을 모두 갖춘 GIST는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 총장은 18일 서울 종로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회의실에서 열린 4대 과학기술원 및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총장 간담회에서 4대 과학기술원 공동 과기의전원 설립 추진(안)을 제안했다고 GIST 관계자는 전했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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