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 PC 제조기업의 기술경쟁력을 높여 시장 확대와 글로벌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홍순후 정부조달컴퓨터협회 부회장은 공공 조달시장에 의존하는 국내 중소 PC 제조업체의 신사업 발굴과 글로벌 진출 지원을 최우선 목표로 제시했다. 공공·민간 연구기관과 협업해 기술이전을 지원하고, 공공 PC사업 외에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홍 부회장은 “데스크톱PC가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된 지 10년이 지나고 있다”며 “정부 지원에도 국내 중소 PC 제조사가 자생력을 키우기보다는 공공시장에 안주하고 있다는 지적도 충분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의 공공시장 매출 비중이 90%를 넘는 등 의존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PC 시장 구조를 고려할 때 중기간 경쟁제품 지정은 과보다는 공이 크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국내 중소 PC 업계도 다양한 연구개발(R&D) 노력을 하고 있는 만큼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홍 부회장은 “2008년 정부 조달시장에서 중소 PC 제조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96%에 불과했다”며 “사실상 대기업과 외산기업이 장악한 정부 조달시장에서 중소기업에 길을 열어주면서 민간 영역까지 진출을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국내 PC 시장이 정부 지원에 힘입어 중소기업 영향력이 커졌지만 지속가능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정부 조달시장에서 데스크톱 부문이 갈수록 줄고 있는 데다 소위 '빅5' 업체가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홍 부회장은 “수요부진과 공공기관 예산 감소 등으로 올해 상반기 정부 조달시장에서 데스크톱PC 실적은 지난해 97% 수준에 그쳤다”며 “클라우드 기반 스마트 오피스 시스템 구축이 늘면서 데스크톱이 노트북으로 전환돼 PC수요는 더욱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중소 업체가 조달시장 의존도를 낮추되 R&D 등으로 기술을 확보,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조달컴퓨터협회 역시 이 같은 현실을 직시하고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홍 부회장은 단기적으로 정부 조달시장에서의 중소 PC제조업체의 처우 개선과 중장기적으로 신사업 지원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했다.
그는 “우선 추진해야 할 사항은 데스크톱의 중기간 경쟁제품 재지정과 다수공급자계약(MAS) 2단계 하한률 조정”이라며 “과도한 가격 경쟁을 유발하는 하한률을 조정해 최소한의 수익률을 보장, 기술개발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사업 추진 지원 관련해서는 조달청을 포함한 다양한 정부 연구기관과 협업을 추진한다. 30년 넘게 조달청에 몸담으며 쌓은 노하우를 활용해 중소 PC제조사 기술이전 사업 등을 검토 중이다.
홍 부회장은 “조달청을 포함해 정부 연구기관이 보유한 다양한 기술을 중소기업에 이전해 새로운 사업 기회 모색을 돕는 게 협회의 새 미션”이라며 “국내 소프트웨어(SW) 기업과도 연대해 융복합 기술을 개발, 스마트팜이나 스마트팩토리 등 민간 시장 진출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