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인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를 수율과 가격 측면에서 상용화 이점이 있는 사이니지에 우선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마트워치와 가상·증강현실(VR·AR) 기기로 적용이 확대되기 위해선 수율과 단가가 개선되고, 생산성도 높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술적 난제를 극복할 경우 자동차용 디스플레이까지 활용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준영 LG디스플레이 선행기술연구소장(상무)는 20일 전자신문 테크서밋에서 “마이크로 LED는 무한 확장이 가능하고 자유로운 폼팩터, 투명 패널, 높은 휘도 구현에 유리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마이크로 LED는 픽셀 사이즈가 100마이크로미터(㎛) 미만인 초소형 LED를 뜻한다. 이 LED로 화소를 만들어 영상을 표현해내는 게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다.
마이크로 LED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대비 시인성이 높은 데다 무기물 소재로 봉지 공정이 필요 없이 소형화·경량화에 적합하다.
다만 수율과 생산성이 낮아 제조 비용이 높다는 게 단점이다. 마이크로 LED는 칩을 인터포저와 기판 위에 배열하는 전사 공정 과정에서 안정적 수율 확보가 어렵다는 점이 기술적 난제로 꼽힌다. 제조 원가가 높기 때문에 TV용 마이크로 LED 패널 가격은 OLED 대비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 상무는 “스마트워치와 VR·AR 기기용 마이크로 LED는 크기가 각각 10㎛와 3㎛ 미만으로 작아져야 하는데, 사이니지는 50㎛ 정도에서도 가능하다”며 “이 정도에서는 수율 확보나 가격 측면에서 효율성이 있기 때문에 일단 사이니지 쪽으로 접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사이니지는 공공 알림이나 상업 광고 목적에서 주로 외부 설치되는 디스플레이를 뜻한다.
기술 상용화가 이뤄지려면 수율을 개선, 경제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차세대 전사 기술로 특수 용액을 활용하는 유체조립공정(Fluidic Assembly Process), 레이저를 이용한 갭 레이저 리프트 오프(LLO) 공정을 거론했다.
칩 불량률을 낮추기 위해 검사·수리(리페어) 기술도 진일보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마이크로 LED는 샘플링 검사만 진행되고 있지만, 전수검사가 가능해지면 칩 결함을 더 빠르게 잡아내 수율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양 상무는 “마이크로 LED에서 가장 중요한 게 재료와 검사·리페어 장비인데, 중국이나 대만보다 국내 생태계가 빈약한 게 사실”이라며 “소자와 장비 분야에 많은 지원이 이뤄지면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 LED는 디스플레이 차세대 먹거리인 차량용 시장에서 폭넓게 활용될 수 있어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양 상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빛 반사 때문에 휘도가 높아야 한다”며 “마이크로 LED는 이 부분에서 이점이 있어 향후 오토에서도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