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칩으로 적색(R)·녹색(G)·청색(B)을 표현할 수 있는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가 개발된다. 하나의 에피웨이퍼 위에 RGB를 동시 구현하는 방식이다.
황성민 소프트에피 대표는 20일 전자신문 주최 '테크서밋'에서 “셀 크기가 작은 마이크로 LED 특성상 에피웨이퍼 본딩이 쉽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에피웨이퍼 본딩이란 LED 발광층을 붙이는 걸 뜻한다. LED는 적색이나 녹색, 청색 발광층을 형성한 뒤 여기에 전기적 신호를 가해 원하는 색을 내는데, 마이크로 LED는 크기가 워낙 작기 때문에 RGB 발광층을 쌓고 붙이기가 매우 어렵다는 게 황 대표의 설명이다.
소프트에피는 LED 기업 루멘스 자회사다. 픽셀(픽셀) 하나에 RGB 모두 표현할 수 있도록 전극을 구성하고 단일 칩으로 RGB를 표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LED는 통상 에피웨이퍼 위에 형성된 발광층에 전극을 연결한 다음 개별로 잘라서 사용한다. LED 칩은 전극까지 연결해 따로 쓸 수 있게 만든다.
하나의 LED 칩은 한 가지 색만 낸다. 에피웨이퍼 상에 R·G·B 색을 내는 층을 하나만 형성하기 때문이다.
소프트에피는 하나의 에피웨이퍼 위에 RGB를 동시 구현했다. 적색 LED층 구현에 기존 소재로 활용되던 알루미늄갈륨인듐인화물(AllnGaP)이 아닌 녹색·청색과 같은 소재인 인듐갈륨나이트라이드(InGaN) 계열을 활용, RGB를 동일한 에피웨이퍼 위에 한 번에 쌓았다. 같은 재료를 통해 RGB를 구현한 것이다.
디스플레이 최소 단위인 픽셀을 만들기 위해서는 통상 R·G·B칩 3개가 필요하다. 그러나 InGaN을 활용하면 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요한 칩이 3분의 1로 줄어든다. 칩을 기판 위에 전사하는 과정도 3분의 1로 감소한다. 웨이퍼 본딩이 필요 없고 유기금속화학증착(MOCVD) 장비 안에서 생산이 가능해져 디스플레이 제조 과정이 간소화,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다.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제조 시 단점을 크게 개선할 수 있는 방식이다. 소프트에피는 적·녹·청색층을 한 번에 쌓아 올려 하나의 덩어리로 만들었다는 의미로 '모노리식'이란 이름을 붙였다.
모노리식 방식은 칩 전사속도, 난도, 면적 대비 픽셀 밀집도를 크게 향상시켜 고해상도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용 디스플레이 구현에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루멘스는 소프트에피 웨이퍼를 마이크로 LED 칩으로 만들어 디스플레이 업체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상용화를 위한 기술 문제 해결이 당면 과제다.
황 대표는 “마이크로 LED에서는 온도에 민감한 기존 적색 LED 구조 장점이 단점으로 작용하는 상황이고 InGaN의 적정량 주입도 쉽지 않다”며 “생산 효율을 높일수록 온도에 대한 방어가 약해지는 물리적 한계와 적색 LED 가격이 녹색·청색 대비 상승하는 이슈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