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4년 만에 日 협력사 모임 주재…'故 이건희 협력의지 계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4년 만에 일본 내 협력사 경영진을 국내로 초청, 미래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회장 취임 후 첫 참석한 이번 행사에서 이건희 선대 회장이 구축한 일본 내 협력체제를 이어가고, 한·일 기업 간 신뢰를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서 이재용 회장 주재로 삼성의 일본 내 협력회사 모임인 'LJF(Lee Kunhee Japanese Friends)' 정례 교류회가 열렸다고 22일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올해 발족 30주년을 맞은 LJF는 고 이건희 선대회장이 1993년 신경영 선언과 함께 일본 내 전자 부품·소재기업 협력체제 구축을 제안해 시작됐다. 코로나19 유행으로 휴회한 2020년을 제외하고 지난 30년간 매년 열렸다.

이번에 열린 모임은 이 회장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주재한 LJF 정례 교류회로, 한국에서 대면 교류회가 열린 것은 지난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당시 이 회장은 와병 중이던 고 이 선대회장을 대신해 교류회를 주재한 바 있다.

이 회장은 환영사에서 “삼성이 오늘날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일본 부품·소재 업계와 협력이 큰 힘이 됐다”며 “LJF 발족 이후 지난 30년 동안 회원사와 삼성 간 신뢰와 협력은 한·일 관계 부침에도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LJF 회원사 등 일본 기업과 긴밀한 협력이 미래에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LJF 교류회에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노태문 MX사업부장, 김우준 네트워크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 사업부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최윤호 삼성SDI 사장, 고정석 삼성물산 사장 등 관계사 경영진이 참석했다. LJF에서는 TDK, 무라타제작소, 알프스알파인 등 전자 부품·소재 분야 8개 협력회사 경영진이 방문했다.

이재용 회장과 LJF 회원사 경영진은 교류회를 통해 지난 30년간의 협력 성과를 돌아보고 미래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미·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복합 위기극복과 함께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혁명 핵심 기술을 선도해 미래개척을 위한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는 데도 공감대를 이뤘다. 승지원 교류회에 앞서 삼성과 LJF 회원사 경영진은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만나 삼성 주요 관계사의 미래사업 전략을 공유하고 향후 협력강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 회장의 이번 교류회 주재는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한·일 기업 신뢰구축 의지를 계승하는 동시에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이 회장은 이번 행사를 2006년 이후 17년 만에 선대 회장 때부터 주요 손님을 맞는 승지원에서 열며 각별한 관심을 나타냈다. 이 회장은 2019년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2022년 일본 게이다렌 임원들을 승지원에 초청한 바 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