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메모리 반도체 역할과 반도체 생산거점 다각화가 중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래 반도체 산업 전망을 담은 책 '칩워'의 저자 크리스 밀러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메모리 테크 데이 2023' 행사에서 짐 엘리엇 삼성전자 미주총괄 부사장과 대담에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각 기업과 국가들이 반도체 공급망에 당면한 변화를 인지하고 현재의 리스크를 새롭게 점검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AI반도체 학습·추론 성능을 보장·지원할 수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같은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개발·고도화가 중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국·중국 간 치열하게 전개되는 반도체 패권 다툼 속에서 반도체 생산거점을 다각화, 안정적인 공급망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또 실리콘의 순도 등 고도화된 반도체 소재의 복잡성이 컴퓨팅 성능을 좌우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고 평가했다. 반도체가 미래 산업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시사했다.
파트너 세션에는 인텔·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기업 관계자가 참여했다. 프라샨트 담리 인텔 메모리 기술 선임 디렉터는 인텔의 첨단 데이터센터 개발 랩을 소개하고 기술 진화에 따른 메모리 기술 중요성과 업계 내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파블로 지페로비치 MS 애저 메모리·스토리지센터 사장은 생성형 AI 기술 등 최신 AI 트렌드와 미래 메모리 수요를 제시했다.
이외에도 프라선 라하 리비안 하드웨어 플랫폼 구조 임원이 미래 전장 시장에서 인포테인먼트·구동·전력관리 등에 필요한 반도체 트렌드, 제레미 부쇼 S&P글로벌 모빌리티 전장·반도체 디렉터가 전기·자율주행차 시장 확대에 따른 전장용 반도체 시장 성장세 전망을 주제로 발표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1초 만에 30기가바이트(GB) 용량 UHD 영화 40편을 내려받을 수 있게 지원하는 차세대 HBM '샤인볼트(HBM3E)'를 처음 공개했다. 11나노급 D램 개발과 300단 전후 적층이 유력한 9세대 낸드플래시를 개발 중이라는 사실을 발표했다.
셀 평면적과 높이를 감소시켜 체적을 줄이고 단수를 높이는 기술로 '1000단 낸드', 3차원(3D) 신구조를 도입해 100기가비트(Gb) 이상 용량의 '10나노 이하 D램' 등 차세대 메모리 개발계획도 공유했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은 “무한 상상력과 담대한 도전으로 혁신을 이끌고 고객·파트너와 밀접한 협력으로 한계를 뛰어넘는 확장된 솔루션을 제공, 메모리 시장을 지속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미국 반도체 업계·학계, 삼성전자 파트너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