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서울시 CCTV 지능화 계획 지체하지 말자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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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이상동기 흉악범죄는 등산로나 둘레길 등 CCTV 사각지대뿐 아니라 CCTV가 설치된 도심 지하철 역사에 이르기까지 때와 장소없이 번지는 양상이다.

서울시에만 16만대가량의 관제 CCTV가 설치돼 있고,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CCTV가 53만대에 이른다. 하지만 사건·사고 위험을 자동으로 예측해 경찰·소방에 실시간 통보할 수 있는 지능형 CCTV는 이중 13만대에 불과하다. 4대 중 3대는 단순 영상수집 기능을 제공하는 구형 CCTV다.

지능형 CCTV는 폭력·이상행동·과도한 인파밀집 등의 위험을 첨단 정보통신기술로 예측해 사고예방에 필요한 적절한 조치를 자동으로 처리한다. 범행대상을 물색하려 같은 장소를 배외하는 것인지, 담을 넘으려는 의도가 있는지 등 이상행동에 대한 사전판단은 물론이고 얼굴모습과 걸음걸이로 성별·연령대·음주여부까지도 판단할 수 있을 만큼 진화했다.

'지능형 CCTV 종합계획'을 수립 중인 서울시가 이르면 내달 중순 구체계획을 내놓을 모양이다. 관악구 신림동 등산로 살인사건 같은 소위 무차별 묻지마식 흉악범죄의 예방차원이다.

서울시는 지난주에도 산하 자치구에서 공원·등산로(둘레길)에 지능형 CCTV를 확대 설치할 수 있도록 특별조정교부금 512억원 지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CCTV가 설치되지 않은 공원, 진출입로, 갈림길, 사고 발생지역 등 공원 및 등산로의 모니터링 사각지대에 집중 투입된다.

곧 추가적인 종합대책을 발표한다니 기대된다. 반길 일이다. 하지만 좀 서두르자. 159명 생명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지 벌써 1년이다. 그 사이 신림동 등산로 살인사건, 신림역 칼부림사건을 더 겪었다. 범죄나 사고는 예방이 중요하다. 사후약방문은 소용이 없다. 기왕에 할 일이라면 더는 지체말자.

최정훈 기자 jh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