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종료 앞두고도 장비 도입 안된 R&D 과제 수두룩…내실화 구멍

25개 연구기관 중 사업비 50% 이상 과제 중 종료 시점을 앞두고 장비도입이 완료되지 않은 현황. 사진=박완주 의원실
25개 연구기관 중 사업비 50% 이상 과제 중 종료 시점을 앞두고 장비도입이 완료되지 않은 현황. 사진=박완주 의원실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수행하는 연구개발(R&D) 과제 가운데 일부가 연구종료 기간에도 불구하고 장비가 도입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실에 따르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산하 25개 출연연의 장비 도입 필요 연구과제는 총 240개로 이 가운데 연구종료 기간이 도래하는데 장비 도입이 완료되지 않은 과제는 44개(약 18%)다.

실제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KTCS-2급 열차제어시스템 상호연계 적합성 평가 기술개발' 과제는 내년 12월까지 수행으로 현재 사업비 집행률은 68%를 보이고 있으나, 필요한 장비 5종 중 2종만 도입됐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올해 말 '인체보호성능이 강화된 환경친화적 마스크필터 소재개발' 연구 종료를 앞두고 있지만, 당초 목표했던 생분해도 측정기 장비 1종은 여전히 도입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의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따르면 국가 R&D 예산 편성 시 국가연구 시설·장비 심의위원회 심의를 받은 연구장비를 구매할 때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심의 결과에 따라 사업 기한 내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 지침은 과제 종료 임박 시 연구 장비를 구매하는 것을 지양하도록 하고 있다.

이외 사업비를 약 70% 가까이 집행했음에도 연구장비 도입이 완료되지 않고, 사업종료 기간까지 3년 이상 남아있는 과제도 확인됐다.

한국천문연구원이 수행하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을 활용한 우주 고밀도 천체의 물질 방출 연구' 사업은 2020년 1월부터 2027년 12월까지 진행 예정인 사업이지만, 관련 연구장비는 3종 중 1종만 도입됐다. 이에 반해 사업비 집행률은 7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완주 의원은 “장비는 도입도 되지 않은 채 사업종료가 임박하거나 사업비 집행률이 높은 사례들이 적발된 것”이라며 “R&D 연구과제 간 장비 도입 시기, 사업비 집행현황 등을 점검하고 연구과제 관리·감독을 강화해 R&D 내실화를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