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 인요한(64) 연세대 의대 교수가 내정됐다. 국민의힘은 23일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인 교수의 혁신위원장 임명안을 심의해 의결할 예정이다. 혁신위원장 인선은 김기현 대표가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튿날 당 쇄신기구 출범을 예고한 지 열하루 만에 이뤄졌다. 19세기 미국에서 온 선교사 유진 벨 씨의 증손자인 인 교수는 2012년 대한민국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특별귀화 1호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8월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공부모임 '국민공감' 행사에서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와 김기현 대표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3/10/23/rcv.YNA.20231023.PYH2023102301940001300_P1.jpg)
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를 수습하고 당을 개혁할 혁신위원장으로 인요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를 임명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인 위원장을 필두로 한 혁신위에 전권을 부여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23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당의 진실한 변화를 만들어 갈 혁신위원장에 인 교수를 모시고자 한다”며 “위원장 인선 과정에서 권한이나 역할에 대해 제한을 가하는 조건을 제시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접촉한 분들 모두에게 혁신을 위한 전권을 부여하겠다고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인 신임 혁신위원장은 특별귀화 1호 한국인이다. 인 위원장의 가문은 4대에 걸쳐 한국의 발전을 위해 헌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증조부인 유진 벨씨는 구한말과 일제 강점기 당시 호남지역 선교 및 교육, 의료 활동(숭일학교, 수피아여학교 및 광주기독병원 설립) 등을 펼쳤고 조부인 윌리엄 린튼 씨도 일제 강점기 선교사 및 교육자로 1919년 전북 군산 만세운동을 지도하고 국제 사회에 3.1운동의 지지를 호소한 독립유공자다. 아버지인 휴 린튼 씨는 6.25 전쟁 인천상륙작전에 미 해군 대위로 참전한 뒤 전남 순천을 중심으로 활동한 선교사이자 순천기독치료소를 설립하여 결핵 퇴치에 헌신한 인물이다.
인 위원장 역시 삶의 궤적이 조상과 비슷하다. 대학 재학 중 5·18 민주화운동 시민군의 외신 영어 통역 활동을 했고 지난 1992년에는 한국형 앰뷸런스를 최초로 개발했다. 인 위원장이 특별귀화 1호인 이유다.
김 대표는 “인 교수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국민의힘에서 전라도 대통령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하는 등 지역주의 해소와 국민통합에 대한 깊은 안목과 식견이 있다”면서 “정치 개혁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고 투철한 의지를 갖고 계신 만큼 국민의힘을 더욱 신뢰받는 정당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는 최적의 처방을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또 “인 위원장을 중심으로 꾸려질 혁신위는 구성·활동 범위·안건·활동 기한 등 제반 사항에 대해 전권을 가지고 독립적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사가 혁신위원장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당내와 동떨어진 목소리를 낼 경우 혁신안 등의 동력 확보가 사실상 쉽지 않은 탓이다.
국민의힘은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당내 상황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최고위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조금 더 나은 부분으로 선정한 것”이라며 “정치권과 당내 상황이 반영되는 것도 가능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