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택 교수의 핀테크 4.0] 대출이동 서비스와 금융 포용성

송민택 동국대 겸임교수
송민택 동국대 겸임교수

금융 포용성이란 모든 소비자와 기업이 좋은 품질의 금융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합리적 비용으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의 제공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금융 시스템은 일정 수준 경제적 역량이나 신용 기록을 요구하기 때문에 모든 이에게 동등하지 않다. 일부 소비자는 금융 시스템에 접근하는 것도 어려울 때가 있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대부분 국가가 금융 포용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불평등 해소와 경제의 균형적 발전에 금융 포용성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핀테크는 금융 포용성의 연결고리라고 할 수 있다. 전통 금융에서는 제공하기 어려웠던 저비용의 금융서비스와 금융접근성의 확대가 핀테크의 발전으로 가속화됐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금융을 이용할 수 없거나 어려웠던 소비자도 P2P대출 등 마이크로파이낸스(소액금융)를 통해 금융서비스를 받게 됐다. 또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신원 검증이 다양해지면서 대면 창구의 어려움을 극복했다. 더욱이 데이터 분석 및 AI기술을 통해 소비자의 개별적 상황과 필요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로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혜택이 확대됐다.

이처럼 진보된 금융기술과 발맞춰, 국내 금융당국은 온라인에서 소비자가 금리를 비교해 낮은 금리로 이동할 수 있는 대출이동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1000조원 이상의 가계대출 잔액과 점차 증가하는 대출금리 등 어려워진 서민경제로 인해 시장의 기대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신용 대출이동 서비스는 5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시행 이후 금융소비자의 평균 금리가 1.5% 인하되고, 신용점수가 34점 상승했으며 금융사의 대출금리 인하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신용대출에 국한하지 않고 올해 안으로 아파트 주택담보대출과 모든 주택의 전세 대출에 대해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도록 확대하기로 했다.

여기서 대출이동 서비스의 긍정적 변화에 대해 살펴보자. 소비자는 금리 및 한도 비교와 이동이 쉬워져 금융사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넓어졌다. 또한 정보의 불균형 및 진입장벽으로 인한 거래 비용도 낮출 수 있게 됐다.

특히 고객과 금융사의 관계 변화가 주목된다. 금융사 중심으로 고착화됐던 관행에서 탈피, 고객은 자신의 금융 정보를 이동시켜 타 금융사와의 거래를 시작할 수 있다. 이런 구조 변화로 금융사는 고객을 유지하기 위한 경쟁력 강화가 요구된다. 자금 공급자 우위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가격과 상품 구성을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금융사와 핀테크의 협력방안 강화다. 건전한 경쟁 촉진과 금융소비자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서는 금융 플랫폼의 비교 중개 역할이 중요하다. 따라서 핀테크는 정보 보안 및 추천 알고리즘 등 서비스 고도화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한편, 일부 빅테크의 쏠림 현상을 최소화하고 핀테크 생태계 발전을 위해서는 금융사와 중소 핀테크 간의 제휴도 강화돼야 한다. 금융당국의 독려와 조율이 중요한 대목이다.

결론적으로 대출이동 서비스는 금융 시장의 효율성과 소비자의 경제적 편익을 위한 혁신제도로 자리잡을 것이다. 물론 서비스의 완결성을 위해 정보보안, 신용평가 기준의 확대, 정보 이동의 표준화 등 단계적으로 보완해야 할 이슈도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포용성의 실질적인 확장 측면에서 중요한 촉매제가 될 것이란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송민택 공학박사 pascal@apthef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