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무량판아파트 전수조사 결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달리 부실시공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단아파트 붕괴를 비롯한 부실시공 문제는 건설 전반적인 관행이나 무량판 구조 자체의 특수성 때문이 아니라는 방증인 셈이다. 심지어 LH는 철근 누락이 추가로 발견돼 이달 말 LH 혁신안 발표에 이목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 3일부터 2개월 간 실시한 전국 민간 무량판아파트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이번 무량판 아파트 전수조사는 지자체에서 제출한 총 427개 현장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전수조사 대상에는 민간 아파트 뿐만 아니라 SH나 GH 등 지자체 소관 공공기관 시행 아파트까지 포함됐다.
안전진단전문기관은 전단보강설계의 적정성 및 전단보강근 구조계산서와 구조도면의 일치여부 등을 검토했다. 시공 중인 139개 현장 가운데 1개소에서 설계도서에 전단보강근 누락이 발견되었으나, 착공 전 선제적으로 설계 보완 조치했다. 준공된 아파트 288개 현장에서는 전단보강근 누락 등이 발견되지 않았다. 현장점검에서는 비파괴 방식으로 전단보강근 배근상태 및 콘크리트 압축강도 등을 측정해 추가적인 보수보강 필요 여부 등을 확인했다. 철근 누락이 없었고 콘크리트 강도도 적정해 보수·보강이 필요한 부실시공 등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반대로 LH는 추가 철근 누락까지 발견됐다. LH는 지난 7월에 발표한 조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민간참여사업 단지 19곳과 자체 시행단지 11곳에 대해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두 곳에 대해 보강공사를 진행하겠다고 23일 밝혔다. 누락된 곳은 의왕초평 A3와 화성비봉 A3지구다. 지난 7월 긴급안전점검 결과를 발표할 당시 대상은 91개 단지였지만, 점검 누락단지 총 11곳이 확인돼 102개 단지로 늘어났다. 이 누락된 11곳 과 민간참여사업 단지 19곳에 대한 조사한 결과 2곳이 철근 누락으로 나타난 것이다.
민간 아파트는 부실시공이 없는데 LH는 철근 누락 추가 단지까지 나타나면서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LH에서만 유독 무량판 아파트 철근 누락이 나타난 이유로 LH의 관리 감독 부실을 지적했다. LH는 비용 절감을 위해 시공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무량판 공법을 채택해 놓고 제대로 관리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LH는 무량판 구조를 쓰면 기존 라멘(기둥식) 구조에 비해 층고를 3.7m에서 3.5m로 낮출 수 있고, 주차 폭은 2.3m에서 2.4m로 확대할 수 있다고 했다. 보와 철근 등을 줄일 수 있어 연간 수백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도 볼 수 있다.
민간은 비용 절감을 위해 무량판을 선택하면서도 오류를 줄일 수 있는 시공방식을 활용하거나 관리를 철저히 해 문제가 없었다.
김태오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무량판 구조를 택한 민간 아파트는 공장에서 전단 보강근이 배근 된 구조물을 제작한 뒤 현장에 설치하는 형태로 공사를 진행했다”면서 “SH는 기둥과 바닥판 사이에 작은 바닥판 하나를 더 써서 보완하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 LH 혁신안과 건설현장 안전 강화 방안을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앞으로 국민이 공동주택에 안전하게 거주할 수 있도록 건설현장 안전강화를 위한 방안을 근본적으로 마련하고 있으며, 이른 시일 내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보경 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