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가결…'글로벌 빅파마' 본격 행보

23일 셀트리온·헬스 합병안 가결
서정진 회장 “합병 끝까지 관철”
시밀러·신약개발 고른 성장
2030년 12조원 매출 목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23일 오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23 셀트리온 임시주주총회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23일 오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23 셀트리온 임시주주총회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빅파마'를 향한 통합 셀트리온의 도약이 시작됐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일으키며 '한국 바이오시밀러의 아버지' 역할을 한 서정진 회장이 신약 개발까지 아우르는 초대형 제약바이오 기업을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3일 인천 송도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합병안을 가결했다. 이날 셀트리온은 참석 대비 97.04% 찬성,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참석 대비 95.17% 찬성으로 합병 승인 건을 가결했다.

서정진 회장 “주식매수청구권 1조원 넘어도 모두 소화”

임시주총에서는 국민연금공단의 기권 결정이 복병으로 떠올랐다. 국민연금은 셀트리온 지분 7.43%(1087만7643주)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합병안이 가결됨에 따라 이날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만약 국민연금이 보유지분 7.43% 전부를 행사할 경우 약 1조6400억원에 가까운 비용이 든다. 셀트리온이 발표한 1조원 한도를 훌쩍 넘어서는 수준이다. 다만 국민연금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현재 셀트리온 주가는 주식매수청구 가격인 15만813원보다 약 5~6% 낮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 동안 셀트리온 주가 흐름이 주식매수청구 가격과 근접한 수준으로 형성된다면 실제 행사 가능성은 낮아질 수 있다.

서정진 회장은 이날 주총 장에 나와 합병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합병 결의를 마친 후 서 회장은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얼마든 모두 소화하겠다”면서 “만약 회사에 재정적 문제가 생기면 셀트리온홀딩스와 본인이 청구권을 다 받아내 미래 불확실성을 확실히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그룹은 임시주총 직후 이사회를 열어 자사주 230만9813주(약 3599억원) 소각을 결정했다. 합병 후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보유한 자사주에 배정될 합병신주 수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소각일은 합병 등기가 완료되는 2024년 1월 4일로 예정돼 있다.

자사주 추가 매입도 결정했다. 셀트리온 총 242만6161주(약 3450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 총 244만주(약 1550억원) 규모다. 24일부터 장내매수로 자사주 취득에 나선다.

신약개발사 변신 청신호…‘짐펜트라’ 美 허가

통합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신약개발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2030년까지 22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상업화하고 자체 개발과 라이선싱으로 2030년까지 신약 매출 비중을 40%로 확대할 방침이다. 작년 매출 2조4000억원에서 2030년 12조원 달성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당장 내년 매출 목표는 3조5500억원으로 잡았다.

신약개발 회사로 발돋움하는 첫 핵심 제품 '짐펜트라' 미국사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자가면역치료제 짐펜트라(램시마SC 미국 브랜드명)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짐펜트라는 정맥주사 제형인 램시마를 피하주사 제형으로 변경한 세계 첫 인플릭시맙 SC제형 치료제다. 유럽, 캐나다 등 약 50개국에서 판매 허가를 받았으며 미국에서는 제품 차별성을 위해 신약허가 절차를 밟았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짐펜트라 허가는 통합 셀트리온의 2030년 12조원 매출 달성을 위한 첫 번째 마일스톤 달성을 의미한다”면서 “짐펜트라는 향후 통합 셀트리온 매출 성장을 이끌고,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통합 셀트리온은 디지털헬스 분야 투자와 사업 확대도 추진할 계획이다. 기존 보유한 유전체·임상 데이터를 활용한 진단·분석, 원격의료, 디지털치료제 등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