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TV 허브' 전략을 내세워 스마트홈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TV와 가전·모바일 연결성을 강화하며 스마트홈 생태계를 구축하는 한편 17년 연속 글로벌 TV시장 1위 수성에도 핵심 무기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 업데이트를 통해 TV를 활용한 가전·모바일 연동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강화했다.
업데이트는 △매터 허브 △홈 요약 정보 제공 △내 폰 찾기 △빠른 TV 리모컨 △전화할 때 소리 끄기 등 5가지 기능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2022~·2023년 스마트TV 모델은 글로벌 스마트홈 표준 '매터(Matter)' 허브 기능을 지원한다. 매터는 플랫폼 종속성 없이 다양한 스마트 가전을 연동·제어하는 표준으로, 구현을 위한 별도 허브가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허브를 따로 구매하지 않고 삼성 스마트TV가 이 역할을 맡도록 업데이트했다.
TV와 가전 간 연결성도 강화했다. 대화면 TV를 통해 연동된 세탁·건조기의 작동 상태, 온·습도 정보, 스마트 조명등 제어 등이 가능해졌다. 이어 집 안의 홈 카메라를 연동할 경우 TV에서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스마트워치에서 제공하는 스마트폰 위치 찾기 기능도 TV에서 구현한다. 스마트싱스 애플리케이션(앱)의 '내 폰 찾기' 기능을 실행하면 갤럭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벨 소리를 울려 위치를 파악한다. 이어 TV 가까이에 모바일 기기를 가져가면 자동으로 TV 제어창이 실행돼 리모컨으로 사용할 수 있다. 삼성 스마트폰으로 전화할 때 TV 소리를 자동으로 끄는 기능도 업데이트에 포함됐다.
이번 스마트싱스 업데이트는 TV를 스마트홈 허브로 삼겠다는 전략이 반영됐다. 삼성전자는 급성장하는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 주도권 확보에 열을 올리는 상황에서 삼성 모바일·TV·가전 생태계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가정 내 필수품목인 TV를 활용해 에어컨, 세탁기, 건조기 등을 연동하는 허브 역할을 맡긴데 이어 대화면 스크린으로 제어 편의성까지 높일 수 있어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1년 TV를 스마트홈 환경에서의 '디지털 버틀러(집사)'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밝히기도 했다. 모바일 기기 중심이던 스마트 기기 제어 역할을 TV까지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한편 글로벌 TV시장 초격차 무기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내포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V는 대부분 가정이 보유할 만큼 필수품목이라 스마트홈 허브 역할을 맡기기 안성맞춤인데다 큰 화면이 가진 직관성과 가시성이 강점”이라며 “화질, 콘텐츠를 넘어 스마트홈 서비스가 삼성 TV의 새로운 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