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금융감독원 서울본원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 대기업 창업자가 금감원 조사에 출석한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 의혹이 엄중하다는 방증이다.
이번 사건으로 투자를 담당했던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구속됐다. 김범수 창업자에게 수사 칼날이 향하면서 카카오는 창업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10월은 카카오에게 2년 연속 잔인한 달이다. 지난해에는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과 일련의 서비스가 멈추면서 비난을 뒤집어써야 했다. 올해는 사법리스크다. 재판 결과 카카오 법인의 과오가 있다고 판단되면 경중에 따라 카카오뱅크 지분을 10%만 남기고 처분해야 할 수도 있다.
최근 경영진 모럴헤저드, 계열사 문어발 확장 등으로 카카오는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스톡옵션 먹튀' 유영준 전 대표를 비상근 고문으로 위촉한 일, 주가 15만원 될 때까지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던 남궁훈 전 대표의 스톡옵션 행사 등 최상부층의 온도차는 적응하기 힘들다. 138개 계열사 가운데 30~40개 줄이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못했다. 8월 기준 카카오 계열사는 144개에 달한다.
카카오 안팍에서는 “이러다 정말 망하는 거 아니냐”라는 우려도 나온다.
쇄신이 필요하다. 카카오에 대한 인지도나 국민 정서에 맞는 대응이 필요하다. 지난달 CAC를 개편한 CA협의체가 제역할을 해야 한다. 일부 경영진의 일탈을 개인의 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계열사 책임 경영을 존중하지만 골목상권을 빼앗는 일은 없어야 한다. 국민 기업에서 '국민 밉상'으로 변신은 한 순간이다. 국민의 변심은 기업 존폐도 좌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