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 인프라는 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기는 핵심 요인이다. 전기차 보급을 늘리려면 어디서나 손쉽게 충전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이달 초 열린 기아 EV데이 행사에서 “가격과 충전의 불편함으로 소비자가 구매를 망설이는 전기차 시장에서 해결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 사장은 테슬라 충전 연합 합류에 대해선 “전기차 소비자를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보유한 테슬라와 협업하기 위해 북미 충전 표준 방식(NACS)도 적용하기로 했다. 현대차·기아는 내년 4분기 미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 기존 충전 표준 방식(CCS)과 함께 테슬라 NACS을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캐나다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에는 2025년 1분기부터 NACS가 적용된다.
NACS 충전구가 장착된 전기차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에 있는 테슬라 전기차 충전시설 '슈퍼차저' 1만2000기에서 고속 충전이 가능하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테슬라 슈퍼차저는 미국 내 전체 급속충전기 약 60%를 차지한다. BMW그룹은 2025년부터 북미에서 판매하는 전기차에 NACS를 탑재할 계획이다. 적용 브랜드는 BMW그룹 산하 BMW와 미니, 롤스로이스 등이다.
앞서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리비안 등 미국 브랜드를 필두로,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스웨덴 볼보·폴스타, 영국 재규어, 일본 닛산·혼다 등도 테슬라 슈퍼차저 네트워크에 합류한 바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테슬라 충전 방식을 공유하면서 북미 소비자의 주행 거리에 대한 불안을 어느 정도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전기차 보급 가속화로 이어질 수 있다.
NACS가 관심을 끄는 건 전기차 충전 환경이 소비자 수요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전기차 가격을 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용이 편리한 충전 환경도 구현해야 한다. 전기차를 지금보다 빠른 시간에 충전할수 있다면 지금의 주행 성능으로 보다 원활하게 전기차를 이용할수 있다.
정진범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원은 “미국은 충전기도 자국 제조·구축을 주장하고 있다”며 “현대차를 비롯해 완성차가 전기차 브랜드 관계없이 테슬라 충전 표준을 채택하면서 전기차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하고 복잡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완성차뿐 아니라 전기차 충전 이슈에도 보다 면밀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