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Eco-Friendly)이 세계 각국에서 핵심 가치로 떠오르면서 탄소중립, 자원순환 기술 개발, 녹색 무역장벽에 대한 대응력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고영환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환경기술본부장은 현재 우리나라 기업의 수출 걸림돌로 꼽히는 세계적 환경규제를 극복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유럽·미국 등 선진 시장이 '탄소중립'을 이행하기 위해 탄소배출량 검증 등 규제를 속속 도입하면서 한국 기업의 수출 문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고 본부장은 “EU가 최근 발표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배터리법 등이 대표 사례”라며 “그동안 국내에는 수출할 때 제출하는 환경자료를 검증할 기관이 없어 한국 수출기업이 해외기관에 의존했다”고 말했다.
국가기술표준원과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1월 주요 국가의 탄소 배출 관련 환경규제에 대응하고 수출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제품 탄소발자국 인정제도'를 도입했다. 이후 KTL은 국제표준 기반 적격성 평가를 거쳐 지난 17일 제품 탄소발자국 인정제도 공인검증기관으로 인정받았다.
고 본부장은 “탄소발자국 검증에는 기획 단계부터 현장실사, 확인심사까지 모든 과정에 환경 분야 전문성이 요구된다”며 “환경 전 분야의 시험·인증·교정·연구 수행기관인 KTL은 그동안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 정보의 전략적 분석·검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L은 환경 정보 검증에 다양한 전 과정평가(Life-Cycle Assessment) 소프트웨어(SW)를 활용한다. 제품이나 시스템의 원료채취 단계, 가공, 조립, 수송, 사용, 폐기 등 모든 과정에 걸쳐 탄소배출량을 산출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기반으로 한층 신속·정확하게 탄소배출량 산정 방식을 검증한다.
고 본부장은 “우리나라 수출 기업이 해외기관에 의뢰할 필요없이 국내에서 제품별 탄소배출량 등 환경 자료를 검증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라며 “해외기관과 비교해 시간·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자료 검증에 필요한 설계·생산·판매 등 전주기적인 자료를 해외 기관에 제출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기업의 핵심기술 유출 우려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KTL은 제품 탄소발자국 인정제도 검증기관 지정을 시작으로 환경 정보 평가·검증과 관련한 사업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탄소배출량 전 과정평가를 비롯해 △산정·검증 지원 체계 고도화 △한국 기업의 탄소중립·친환경 타당성평가·검증 △탄소중립 및 ESG 분야 기업 지원 사업 확대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고 본부장은 “그동안 쌓아 온 시험인증 노하우와 환경 분야 전문역량을 집대성해 한국 기업의 환경 기술개발 지원과 환경 관련 수출규제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