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경제 파이를 키워줄 소프트웨어

〈박두호 ICT융합부 기자〉
〈박두호 ICT융합부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을 각각 1.9%, 1.7%로 추정했다. 사상 첫 2% 아래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에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한국의 미래를 생각하면 내리막이 기다리고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먼저 떠오른다.

인구구조 변화, 기후위기, 과학기술 발전은 한국 경제 파이를 축소시키고 있다. 한국은 저출산·고령화로 늙고 있다. 노인 인구가 청년 인구를 넘어서는 역피라미드형 인구구조가 가속화된다. 이는 정치, 사회, 경제 모든 면에서 활력을 떨어뜨린다.

기후위기는 기업 경쟁력을 낮춘다. 한국은 선진국 가운데 제조업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다. 주력 제조업은 자동차, 전자, 철강, 석유화학 등으로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분야다. 탄소 리스크가 큰 업종이다. 에너지 가격 변화로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과학 기술이 사람을 대체하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이슈다. 기술은 사람이 해왔던 업무를 대신하면서 적은 인력으로 더 큰 산출물을 만든다. 고용은 줄어드는 반면, 생산성은 높아져 공급 과잉을 유발한다.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해법 중 하나가 소프트웨어(SW)다. 자원 빈국인 한국에 4차 산업혁명은 분명한 기회다. 세계 모든 산업이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성장세가 뚜렷하다. SW는 한번 사용하면 다른 제품으로 쉽게 바꾸지 않는다. 락인효과(고착효과)가 커서 승자 독식이 특징이다.

SW는 플랫폼 기반 사업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모여든 이용자에게 신규 사업 창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한국 SW는 우물 안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에 진출한 국내 SW 기업은 3%도 안 된다. 한국이라는 작은 시장에 갇혀 있는 것이다.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는 정부의 SW 해외 진출 지원부터 미미하다. R&D 예산은 오히려 삭감됐다. 한국은 진입 장벽이 높은 E-7(전문인력) 비자 요건으로 해외 SW 개발자 고용도 어렵다. 현지 문화를 잘 알고 생생한 정보를 가진 외국인 개발자가 없는 상황에서 현지 특성에 맞는 SW 제품이 나오기는 어렵다.

해외 진출을 통해 글로벌 SW 기업을 배출하지 못하면 외산 SW 의존도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SW 산업이 세계 시장으로 파이를 넓혀가려면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챗GPT가 불러온 인공지능(AI)의 발 빠른 성장은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는 위기감을 던져준다.

정부는 해외 진출 SW기업이 늘어나도록 지원 정책을 늘려야 한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