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망분리 완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망연계 솔루션 기업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국내 망연계 시장이 망분리 규제강화로 고공행진을 벌여온 만큼 정부 정책 불확실성은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망연계 업계는 망분리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데다 클라우드 전환에 따른 신시장 창출도 가능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국내 망연계 시장은 휴네시온과 한싹이 1·2위를 다투고 있다. 휴네시온은 2012년 망연계 솔루션 아이원넷(i-oneNet) 출시 이후 공공기관·금융기관·지방자치단체 등에 공급하며 국내 네트워크 보안 망연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2015년부터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보이더니 지난해 매출 304억원, 영업이익 34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영업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최근에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한싹은 망간자료전송 솔루션 '시큐어게이트(SecureGate)'를 앞세워 망연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3세대 망간자료전송 인피니밴드(Infiniband) 기술 특허를 취득해 3세대 시장에서 1위를 점유하고 있다.
불안 요인은 디지털전환(DX) 가속화 등 변화하는 정보기술(IT)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의 망분리 완화 기조가 엿보인다는 점이다. 국가정보원은 올해 들어 망분리 개선 분과를 꾸리고 편의성 증대를 위한 개선책 마련에 나섰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4월 '금융 클라우드 및 망분리 규제 개선방안'을 통해 개발·테스트 분야에 대해선 망분리 규제 예외를 적용하고 비금융업무 및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에 대한 망분리 예외조치 적용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증권가도 정부 정책을 망연계 업계의 리스크 요인으로 꼽고 있다. 한국IR협의회는 휴네시온 기업분석 리포트에서 정부 정책과 연동돼 성장할 수 밖에 없는 국내 보안산업 특성상 망분리 규제 완화는 기존 시장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망연계 업계는 시장 전망을 밝게 보며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보안 관점에서 망분리 대체는 어려우며, 망분리 완화 방안도 물리적 망분리 이외에 논리적 망분리 등 다른 방식을 허용하는 게 방향성이기 때문이다. 논리적 망분리 등도 결국 망분리 환경이므로 망연계 솔루션은 필수적이다. 또 클라우드 전환 가속화에 따라 클라우드 망연계 시장이 커지면서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로 트러스트 기술을 활용한 망연계 솔루션 보완에도 힘쓰고 있다. 휴네시온은 2020년 인수한 네트워크 접근제어(NAC) 사업 부문을 바탕으로 제로 트러스트를 망연계 솔루션에 적용했다. 한싹도 제로 트러스트 기술을 통한 망연계 솔루션 고도화를 위해 정보보호 기업 간 협업에 나섰다.
이주도 한싹 대표는 “편의성 문제로 인해 망분리 완화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지만 뚜렷한 대안은 없다”면서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선 망분리 정책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 개인용컴퓨터(PC) 업계 역시 망분리 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논리적 망분리가 물리적 망분리와 비교해 보안성과 비용효과성이 높은지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PC업계 관계자는 “논리적 망분리를 구현하려면 통신 인프라 투자, 유지보수 등 물리적 망분리 대비 막대한 비용이 든다”며 “논리적 망분리가 물리적 망분리만큼 보안성을 갖췄는지 따져봐야 하는 등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재학 기자 2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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