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이 분기 최대 매출 경신에도 양극재 가격 하락 여파에 수익성은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났다.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판가 조정이 연말까지 이어지고, 전기차 수요도 둔화 추세여서 이차전지 소재 업체들의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포스코퓨처엠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2858억원, 영업이익 371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1% 늘어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54.6% 급감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7.8%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8.8% 줄었다.
3분기 영업이익은 증권업계 컨센서스를 밑도는 수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포스코퓨처엠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669억원이었다. 당초 예상보다 40% 이상 미달했다.
리튬과 니켈 등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양극재 판가가 기대치를 하회한 게 수익성 악화 원인으로 분석된다. 소재 단가는 광물 가격과 연동되는 구조다. 과거에 비싸게 구매한 원재료로 만든 양극재를 싸게 판매하면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말 탄산리튬 가격은 1킬로그램(㎏)당 약 153위안으로 전년 동기(540위안) 대비 70% 이상 급락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퓨처엠 3분기 양극재 판가는 전 분기보다 10% 넘게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이유로 소재사 실적은 성장세가 한풀 꺾인 추세다. 지난 13일 잠정 실적을 발표한 에코프로는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1.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67.6% 급감했다. 양극재 사업을 벌이고 있는 LG화학 첨단소재부문과 엘앤에프도 3분기 부진한 성적이 예상된다.
원재료 가격은 당분간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경기침체 영향으로 전기차 주요 시장인 유럽 지역 판매량이 줄어 배터리 셀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이다. 고객사들의 양극재 구매 지연으로 광물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소재업체들의 실적도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퓨처엠 실적 전망에 대해 “전방 수요 둔화 및 리튬 가격 하락으로 올해까지는 실적 불확실성이 잔존한다”고 전했다.
업체들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양산으로 수익성 방어에 나선다.
포스코퓨처엠은 기존 다결정 양극재 대비 안정성이 높고 수명도 긴 단결정 양극재를 지난 상반기부터 양산 중이다. 오는 2026년부터는 배터리 안전성과 수명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단결정 단독 적용 양극재도 공급할 계획이다. LG화학은 2027년까지 하이니켈 단결정 양극재 생산 규모를 연간 5만톤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