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간 협력 확대가 추진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LG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탑재한 TV를 출시한 데 이어, 내년에는 LG 액정표시장치(LCD) 구매를 크게 늘리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구체적 계약은 체결 전이나 양사의 거래가 본격 확대돼 규모가 올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그룹 내 계열사 간 경쟁 관계 때문에 그동안 큰 접점이 없었다. 그러다 디스플레이 공급망에 지정학적인 변화가 생기면서 머리를 맞대기 시작했다. 삼성의 LCD 사업 철수, LCD를 공급하던 BOE의 특허소송, 여기에 미·중 갈등에 따른 중국 공급망 리스크가 더해지면서 양사 회동이 늘었다.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3/06/15/news-p.v1.20230615.0e45f85dc4c044ff995352ba911aae68_P1.jpg)
삼성과 LG의 협력은 상호 필요에 의한 것이다. 삼성은 LCD·OLED 수급을 위해, LG디스플레이는 고객 확대를 위해 테이블에 앉았다. 그러나 양사 협력의 의미는 '사업' 그 이상이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탈피하며, 우리나라가 잃었던 대형 디스플레이 주도권을 되찾는 출발점이 될 수 있어서다.
한국은 대형 디스플레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다 중국에 역전됐다. BOE·CSOT 등이 중국 정부 지원에 힘입어 LCD 생산 및 판매 1위에 올랐다.
삼성과 LG가 국가 디스플레이 산업 경쟁력 복원이라는 강한 책임감으로 협력 확대를 추진하길 바란다. BOE가 LCD 1위가 된 건 중국 정부 지원도 있지만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중국산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영향도 크다. 오죽하면 삼성전자가 지금의 BOE를 만들었다는 얘기까지 나오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