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1조원 규모 자금을 확보했고, 모든 주식매수청구권을 소화하겠다”면서 합병 불확실성에 선을 그었다. 연내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을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셀트리온제약 합병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에서 간담회를 열고 일각에서 불거진 합병 불확실성을 일축하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미국에서 신약으로 허가받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와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에 대한 청사진도 제시했다.
서정진 회장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대비해 1조원 규모 자금을 준비했고, 반대매수 물량을 가져가고 싶어하는 해외 투자자들도 있어 예상 규모를 모두 소화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면서 “더 이상 합병 불확실성이 남아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합병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올 연말과 내년에 걸쳐 해외 투자사 행사에 참가해 회사 변화와 경쟁력을 직접 소개할 예정이다.
서 회장은 “양사 합병은 불필요한 잡음을 제거하고 사업에만 집중하는 무형적 효과가 크다”면서 “해외 롱텀펀드들을 만나보니 셀트리온에 포지션을 두지 않은 곳이 많아 해외 장기 기관투자 유치 효과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연내 합병을 마무리한다. 내년 상반기 중 셀트리온제약 합병을 시작해 종합 제약바이오 기업 면모를 갖추게 된다. 서 회장이 지분 98.5%를 보유한 셀트리온홀딩스는 상장 후 전략적투자자(SI)로서 제약바이오 분야 전후방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짐펜트라의 미국 신약 허가 효과에 힘입어 내년 매출 3조5000억원 달성을 기대한다. 내년과 내후년에 걸쳐 매출과 EBITDA(감가상각 전 영업이익) 모두 매년 50% 성장이 가능하다고 봤다. 짐펜트라는 미국에서 신약 허가를 받아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등한 수준의 특허 보호를 받는다.
서 회장은 “짐펜트라는 3년 내 3조원 매출, 2030년까지 최대 5조~7조원 매출이 가능한 제품”이라며 “한국 기업이 미국 신약허가를 받은 것은 우리 산업에 큰 이정표를 남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20개 신약 파이프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2030년 목표 매출 12조원 중 신약매출 비중을 40%로 확대할 계획이다. 메신저리보핵산(mRNA) 플랫폼,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항체 등 새로운 신약개발 플랫폼과 모달리티도 확보할 방침이다.
신약개발과 시장 확대를 위해 인수합병도 추진한다.
서 회장은 “일본과 유럽 기업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특히 일본은 현지 직판망이 있어도 공략이 쉽지 않아 현지 제약사 인수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