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반값 경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지난해 치킨, 피자 등 델리 코너에서 일어났던 반값 경쟁이 식료품(그로서리), 패션 등으로 확대됐다. 집객효과가 높은 반값 상품을 통해 화제성을 키우고 위축된 소비 심리를 공략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마트는 오는 26일부터 일주일 간 남해안 생굴 250g(봉)을 최대 50% 할인한 4750원에 선보인다고 25일 밝혔다. 해양수산부, 통영 굴 수하식 수협과 협업해 진행하는 이른바 '반값 생굴' 프로모션이다. 이마트는 행사를 위해 평년 대비 3배 규모인 60톤의 생굴을 확보했다. 올해 생굴 생산량이 작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자 산지 다변화를 통해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반값 킹크랩' 행사도 오는 27~28일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20~21일에 걸쳐 러시아산 레드킹크랩을 100g당 5980원에 선보이는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번 행사에서는 오픈런 행렬과 함께 준비한 킹크랩 6톤 물량이 10분 만에 완판되며 화제를 모았다. 추가 행사는 지난 행사보다 물량을 더욱 늘려 준비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반값 청바지'를 선보였다. 반값 청바지는 롯데마트 패션팀이 의류 회사 동광인터내셔날과 협업해 단독 기획한 상품이다. 사전에 파트너사와 물량과 가격을 공동으로 기획해 제조·유통 일괄형(SPA) 브랜드 청바지 반값으로 가격을 책정할 수 있었다. 전국 롯데마트 40개점에서 판매 중이며 출시 12일 만에 3700장 이상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홈플러스는 식료품(그로서리)을 중심으로 한 '유니버스' 행사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유니버스 행사는 시즌 대표 품목을 선정해 관련 상품을 함께 판매하는 행사다. 신선식품은 물론 가공식품, 간편식까지 총망라해 최대 반값에 할인 판매한다. 지난 19~25일 진행된 사과 유니버스의 경우 사과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한 주 앞서 진행된 포도 유니버스에서는 포도 매출이 23%, 국내산 돼지고기 '포도먹고자란돼지' 매출이 140% 신장했다.
대형마트가 반값 경쟁에 나선 것은 위축된 소비심리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경기 침체 장기화되면서 가성비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만큼 반값 상품을 통해 닫힌 소비자 지갑을 열겠다는 의도다.
반값 상품은 집객 효과도 크다. 지난해 홈플러스 '당당치킨'을 비롯해 다양한 델리 상품이 반값에 출시되면서 많은 대형마트 점포에서 오픈런 행렬이 이어진 바 있다. 온라인 유통 성장으로 대형마트 존재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화제성 높은 반값 상품은 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신선식품, 델리 등 오프라인 강점을 부각할 수 있는 상품들이 반값에 등장하는 이유다.
문부성 이마트 굴 바이어는 “이마트가 30년간 이어온 매입 노하우를 총 동원, 생굴 물량을 대량으로 확보해 반값 행사를 진행한다”며 “앞으로도 이마트는 신선함은 물론, 안전하고 맛있는 생굴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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