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수익 비중 25%'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동남아시아에 진출한 우리은행 3대 해외법인(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베트남)을 집중 육성하고, 내년 상반기 중 5억달러 규모 증자도 추진한다.
우리은행(행장 조병규)은 25일 우리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시아 넘버원 글로벌 금융사 도약' 전략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9월 기준 우리은행은 세계 24개국에 466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출장소를 포함한 지점이 22개, 440개의 지점을 보유한 법인이 11개, 폴란드 등에 자리잡은 사무소가 4개다.
문제는 그동안 우리은행 글로벌 사업 실적이 썩 좋았다고 보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동남아 3대 법인 육성 계획 역시 구체적인 플랜 대신 현지법인 M&A 가능성 정도만 밝히고 있어, 급조된 글로벌 전략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우리브라질은행의 경우 올해 1분기 기준 영업수익이 64억15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며 적자 전환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우리은행, 부동산 이슈가 확산되고 있는 중국의 중국우리은행 역시 리스크 전이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브라질의 경우 전통적으로 환변동성이 큰 시장이라는 점,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침체로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같은 한국계 은행인 브라질KEB하나은행의 경우에는 영업수익은 65% 늘어난 78억2700만원, 순이익은 80% 증가한 7억6700만원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사업 역량의 차이로 볼 수 있는 지점이다.
윤석모 우리은행 글로벌 그룹장은 “브라질 헤알화가 최근 10년 동안 절반 수준으로 평가절하가 되면서 매력적인 시장으로 보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 좀 관리를 하면서 결정을 해야 하는 그런 시점에 와 있다”며 “러시아의 경우 여신 규모를 이전 대비 1/3 수준으로 줄이는 등 자산을 축소하고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국의 금융당국으로부터 우리은행 관련 법인들이 부과받은 과태료 처분도 적지 않다. 2019년 우리웰스뱅크필리핀은 필리핀중앙은행(BSP) 보고서 지연 13건을 비롯해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 통합 등 권고, 여신 관련 정보 오류 제공 등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은 SLIK보고서 시스템 입력 오류와, SLIK 등 제출 정기 보고서 오류로 2019년과 2021년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으로부터 각각 과태료 처분을 받았고, 중국 우리은행은 '경외 채무자의 해외투자 외환등기여부 미심사', '고객신분확인의무미준수'가 현지 당국에 적발됐다. 이처럼 우리은행의 해외법인들이 2019년부터 올해까지 받은 과태료 처분은 15건에 달한다.
이에 대해 윤석모 그룹장은 “금융감독원에서 최근 5년 동안 우리나라 금융기관이 해외에서 받은 과태료 처분에 대해 전수 집계 조사를 했는데, 내용이나 건수로 볼 때 (우리은행이) 제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무리 적은 과태료도 모두 오픈했기 때문에 많아 보이는 것, 업무 실수나 보고서 누락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시스템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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