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가공 부산물 처리 비용 기존 대비 60% 절감 효과
국내 최초로 김치 가공 부산물을 '순환자원'으로 인정받은 사례가 등장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세계김치연구소(소장 장해춘)는 국내 김치산업계가 직면한 다양한 기술적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산업의 연구개발(R&D) 기술 수요를 지속적으로 청취해 원천기술 개발과 기술이전을 통해 산업현장에 적용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그동안 김치산업계의 공통적인 고민거리로 안정적 원료 조달, 제조 공정 자동화에 이어 김치 제조 시 발생하는 가공 부산물에 대해 친환경적 처리 방안, 법적 근거 마련 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김치 가공 부산물이란, 김치 제조 공정 단계에서 발생해 버려지는 배추 겉잎, 불량 절임배추 조각, 무 껍질 등을 말한다.
제조 공정 단계에서 발생하는 김치 가공 부산물은 그동안 '폐기물관리법'에 근거해 사업장 폐기물로 분류돼 소각하거나 매립하면서 과다한 폐기물 처리비용 발생은 물론 매립지 토양 및 지하수 오염, 탄소 배출 문제 등이 발생했다. 김치제조업체의 상품김치 생산 공정에서 연간 발생하는 부산물은 김치 생산량의 약 17%이며, 김치 가공 부산물의 폐기물 처리비용은 연간 약 100억원으로 추정된다.
김치 가공 부산물을 버려지는 폐기물이 아닌 유용한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순환자원 인정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다양한 산업적 활용 방안에 관한 연구가 시급했다.
천호현 연구소 실용화기술연구단 박사팀은 김치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추와 무 부산물의 함수율을 낮춰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김치 가공 부산물 파쇄·탈수 처리시스템' 장치를 개발하고 지난해 12월에 산업용 장치 제조업체인 터보젠에 기술이전했다.
연구소는 이 장치를 김치산업계에 정착시키기 위해 김치 제조업체 대상 기술 수요 조사에 참여한 풀무원 자사 김치제조공장인 피피이씨글로벌김치가 운영하는 전북 익산 글로벌김치공장에도 설치했다.
이후 연구팀은 현장 실증연구와 순환자원 인정 획득을 위한 컨설팅을 진행했으며 그 결과, 피피이씨글로벌김치는 연구소가 개발한 장치를 활용해 지난 16일 전북지방환경청으로부터 김치 가공 부산물에 대한 환경성과 경제성 요건 심사를 통과해 순환자원 인정을 획득했다.
박광순 피피이씨글로벌김치 대표는 “2019년부터 국내 김치공장 최초로 식물성 잔재물에 대한 순환자원 인증을 획득하기 위해 그동안 판매처 확보, 발생량 절감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앞으로 폐기물이 아닌 순환자원 활용에 따른 탄소 배출량을 저감하고, 친환경적인 생산 활동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해춘 소장은 “김치 가공 부산물이 유용한 순환자원으로 인정받음으로써 부산물 처리 비용을 기존 대비 60% 이상 절감하고 환경 개선 효과까지 있어, 김치산업의 가격 경쟁력 제고는 물론 탄소중립 및 국가 자원순환경제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 순환자원인 김치 가공 부산물을 활용한 새로운 산업 확대 등 다양한 미래형 가치 창출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김치연구소는 김치 가공 부산물의 가치를 향상하고 용도를 확대하기 위해 비건 가죽, 생분해 기능성 포장재, 친환경 배지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김치 가공 부산물의 활용에 관한 연구결과는 식품과학기술 분야 국제학술지 'LWT-푸드 사이언스 앤드 테크놀로지'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