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우리나라의 수출 성장율이 세계 평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경쟁력 약화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는 26일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무역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처럼 주장했다.
무협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올해 수출은 4981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10.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11.8% 감소한 5216억달러로 집계됐다. 234억달러 적자다.
수출은 최근 12개월 연속으로 부진세를 면치 못했다. 다만 8월부터 감소율이 한 자릿수로 둔화하면서 반등 가능성을 예고했다. 상반기에는 유가 하락으로 수입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6월부터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섰다.
최근 5년간(2018~2022년) 수출은 연평균 3.6% 성장에 그치면서 중국(9.7%), 미국(5.9%) 등 주요국은 물론 세계 수출 성장 속도(7.0%)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정만기 무협 부회장은 “우리나라 수출의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 것”이라면서 “중장기적으로 수출 경쟁력이 약화하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수치”라고 지적했다.
무협은 국제통화기금(WTO)·세계무역기구(WTO)를 인용해 내년 세계 경제 성장과 상품교역량 회복세가 올해 수준에서 정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거시 수출환경이 제한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무협 측은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제품 수요 회복 여부가 단기 수출회복세를 좌우할 것”이라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생산역량이 집중된 ICT 제조업은 2024년 글로벌 수요를 회복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무협은 △신흥시장 수출확대 노력 확대 △수출기업 자금 애로 완화 △아마존 등 온라인 플랫폼 기반 해외시장 진출 기회 확대 등을 수출 확대를 위한 단기 과제로 꼽았다. 자금 부분에서는 자체 수출기업 금융애로 조사 결과 수출기업 절반 이상이 정부의 금융 지원 정책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나 이해도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장기 과제로는 △미국 인플레이션방지법(IRA)·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자국우선주의에 대응 △기업 성장 저해하는 역차별 제도 개선 △반도체·자동차 등 첨단 미래산업 집중 육성 △미국·인도 등 주요국 인프라 사업 참여 추진 등을 제언했다.
정만기 부회장은 “기업 성장을 막는 역차별적 제도를 글로벌 수준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수출 성장율이 더 떨어질 수 있다”면서 “최소한 다른 국가와 동등한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