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매직이 타사 가전·가구 제휴 렌털 사업을 전면 재검토한다. 김완성 신임 대표 체제 전환 이후 기존 외연 확장 전략에서 탈피,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신사업 발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SK매직은 최근 신세계까사 가구, 필립스생활가전 커피머신 렌털 판매를 중단했다. 지난 7월 삼성전자 생활가전 렌털 온라인 판매 중단 이후 연이어 제휴 사업을 조정했다.
SK매직은 지난해 12월 신세계까사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고 소파, 거실장, 침대 프레임 등 프리미엄 가구 렌털 사업을 시작했다. 주방가전 중심 사업구조에서 가구 영역까지 범위를 확장했다.
이어 올해 3월에는 필립스생활가전과 협업해 커피머신 '라떼고'를 활용한 스페셜 렌털 서비스를 선보였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홈카페족'을 겨냥해 커피머신과 케어 서비스를 결합한 데 이어 다양한 원두까지 판매하며 외연을 확장했다.
SK매직은 두 사업 모두 시작 1년도 채 안 돼 잠정 중단한 상태다. 신세계까사 가구 렌털 사업은 사실상 접는 수순이다. 필립스 커피머신은 조만간 판매를 재개한다는 계획이지만 시점은 정하지 않았다.
SK매직은 하반기 들어 타사 제휴 렌털 사업을 연이어 재검토 중이다. 생활가전 영역 진출을 선언하며 삼성전자와 협업했던 렌털 사업도 약 2년 만에 온라인 판매를 중단했다. 삼성전자 가전 렌털 판매는 사업 개시 1년 만에 월 2000대를 넘어설 정도로 기대를 모았지만 현재 1차 협력사와 방문판매 등 오프라인에서만 일부 판매 중이다.
SK매직이 제휴 렌털 사업을 대거 중단한 것은 지난 7월 김완성 대표 취임 이후 수익성 개선, 경쟁력 있는 신성장 동력 발굴에 초점을 맞춘 결과로 풀이된다.
앞서 SK매직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모두 제공한다'는 '생활구독' 전략을 내세워 외연 확장을 꾀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글로벌 경기침체와 가전 수요 급감은 외연 확장에 타격을 줬다. 타사 제휴 렌털 사업은 품목 확대 의미가 있지만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실적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영업이익은 코로나 특수를 누린 2020년 816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1년 712억원, 2022년 634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 7월 취임 일성으로 렌털 업계 '1등 기업' 도약을 내세운 김 대표 체제에서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사업구조 재편과 투자재원 마련을 위한 저수익 제휴 사업 재검토는 필수과제다. 김 대표는 지난달 말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양적 성장보다는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수익성, 경쟁력 기반 질적 성장을 최우선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SK매직의 외연 확장 전략인 '생활구독' '홈 큐레이션 기업' 등 캐치프레이즈는 홈페이지나 마케팅에서 사라졌다.
SK매직 관계자는 “신임 대표 취임 이후 수익성에 기반한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있으며, AI 기술기반 로봇과 헬스케어, 반려동물 등 성장잠재력이 큰 시장을 중심으로 미래 먹거리도 발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