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3일, 초거대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인, 연구자, 교수, 학생, 정부관계자 70여 명이 윤석열 대통령과 '대한민국 초거대AI 도약'을 선언했다.
챗GPT가 출시된 지 불과 10개월이 지난 시점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초거대AI 관련 분야에서 서비스를 만들고 연구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하고 나니 우리나라 AI 산업 정책 지원을 담당하는 기관의 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챗GPT로 널리 알려진 초거대AI는 사람과 비슷한 자연스러운 대화 기능과 영상·이미지 등 콘텐츠 생성 능력을 보여주면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끄는 수준을 넘어 우리 일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출시 2개월 만에 가입자 수 1억 명을 빠르게 넘긴 챗GPT는 기업과 같은 대규모 조직에서만 사용하던 AI를 남녀노소 누구나 사용하는 AI로 바꾸고 있는 것이다.
8월 리서치 기관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1.5%가 “대화형 AI 사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서점에는 챗GPT 관련 서적이 넘쳐나고 있다. 또한, 가족이나 지인간 대화에서도 챗GPT가 흔한 주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초거대AI가 AI 일상화를 주도하고 전 산업 분야에 파괴적 혁신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MS, 메타,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물론 스타트업 등 많은 기업이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이들의 경쟁 양상은 초거대AI 모델의 거대화·성능 최적화·다양한 고객층 확보·안정적 수익 모델 창출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AI 무한 경쟁 시대에 우리 기업의 선전은 인상적이다. 네이버·LG·KT·SK텔레콤·카카오는 이미 독자적 초거대AI 플랫폼을 개발해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뤼튼테크놀로지·업스테이지 등 중소 스타트업도 광고·교육·의료 분야 등에 초거대AI 서비스를 출시하고 사업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기업의 이러한 노력은 우리나라가 독자적 초거대AI 플랫폼을 보유한 세계 4개 국가 중 하나가 되는 데 크게 일조했다. 하지만, 제한된 자본력· 인력·고객층 등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경쟁에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우리 정부는 챗GPT 출시 이전부터 초거대AI 가능성을 일찍 확인하고 2022년 초거대AI API 시범 서비스 지원, 2023년 초거대AI 서비스·SaaS 결합 고도화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보다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초거대AI 경쟁력 강화 방안' 및 '인공지능 일상화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발표했다.
국내 초거대AI의 경쟁력 확보와 국가 전략 사업화를 위해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내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초거대AI 5대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초거대AI 5대 플래그십 프로젝트'는 법률·의료·심리·학술·콘텐츠 5대 분야에 초거대AI의 생성 능력을 결합해 응용서비스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인프라·데이터·인재 등 우리의 강점을 더욱 확대하고, AI의 사회적 편향과 부정 사용은 없도록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문영역 서비스의 품질 제고를 견인하고 국민의 혜택도 확대하고자 한다.
앞으로 초거대AI는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더욱 깊숙이 들어와 우리 삶을 더욱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주리라 기대한다.
허성욱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