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에게 올해 3분기 어닝시즌은 씁슬한 계절이 될 전망이다. 네이버는 그나마 커머스에서 분전하며 '선방'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사법리스크에 휩싸인 카카오는 광고시장 위축 직격탄을 극복하지 못하며 '우울'한 성적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내달 3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네이버는 매출 2조4604억원에 영업이익 3676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59%, 11.31% 증가하는 호실적이다. 다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보합 수준이고 영업이익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보다 한 주 뒤인 9일 실적을 발표하는 카카오는 매출 2조2319억원, 영업이익 1316억원이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85%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14.43%나 하락한 수준이다. 카카오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보다는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양사 모두 사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광고 사업의 전반적 침체 속에서 성장률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그 외 사업에서 희비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의 주력 사업인 서치 플랫폼 매출은 계속된 경기침체로 전년 대비 미미하거나 부진할 것으로 점쳐진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서치플랫폼의 검색광고는 견고할 것으로 추정하지만, 디스플레이 광고의 역성장 지속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도착보장 솔루션, 브랜드스토어 등에 힘입은 커머스 매출 증가와 웹툰, 스노우의 성장세로 콘텐츠 사업에서 선전하면서 실적을 견인했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특히 커머스 거래액 성장률이 국내 커머스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며 좋은 실적을 낼 전망이다.
기대를 모았던 생성형 인공지능(AI) 출시 효과는 좀 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가 지난 8월 공개한 대규모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X'와 9월 베타 출시한 검색 AI 서비스 '큐' 등 AI 서비스의 본격적인 성과는 내년부터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는 광고 시장 둔화 영향에 더해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사업 구조조정으로 약 2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카카오게임즈의 기존 서비스작 매출 감소, 카카오VX와 세나테크놀로지 등의 계절적 비수기 영향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톡 개편 역시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카카오톡 친구탭, 오픈채팅탭 개편으로 인벤토리 증가, 중·소상공인 광고주 풀 확대로 톡비즈의 견조한 성장을 기대했으나 경기 부진 영향으로 예상 대비 저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3분기 이후 가장 큰 문제는 사법리스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 의혹으로 주요 경영진에 대한 금융감독원 조사와 검찰 송치가 진행되는 등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됐다. 카카오는 3분기 실적이 좋진 않은데다 경영 공백까지 겹치면서, 차세대 생성형 AI 발표 등 하반기 사업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