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위원회 독립' 연구용역 또 연장…尹 국정과제 '지지부진'

(C)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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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위원회 독립' 등 에너지 거버넌스 개편 연구용역이 연말까지 또 연장되면서 거버넌스 개편이 유야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로까지 제시했던 사항이라 '용두사미'로 전락하는 데 대한 우려가 커졌다.

29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전기위원회는 '전력시장·요금 규제 거버넌스의 독립성, 전문성 강화방안 연구' 과제를 오는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당초 지난 9월에 연구과제 용역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방문규 장관의 취임 등으로 인한 정책 방향 변화 등을 고려해 세부 내용을 다시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과제는 지난해 10월 산업부가 발주했다. 법무법인 태평양과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 세부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에너지 업계의 숙원인 독립적인 에너지규제위원회 관련 내용과 함께 최근 문제가 가속화되고 있는 전력계통에 관한 거버넌스도 연구한다. 장기적인 거버넌스 개편 뿐만 아니라 에너지 정책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내용도 담길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과제는 당초 지난 6월 마무리 될 계획이었다. 산업부는 지난 7월에 연구과제를 9월까지 연장했고, 과제 총괄도 전기위원회로 넘겼다. 이번에 연구용역이 한 차례 더 연장되면서 과제는 1년 넘게 진행될 예정이다.

에너지업계에서는 이번에도 독립적인 에너지규제위원회 설립 등 거버넌스 개편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국정과제 이행계획서에서 에너지 시장구조 확립을 위해 전력시장·요금과 규제 거버넌스 독립·전문성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에너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전기요금 등 에너지요금 이슈가 정국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올해는 여당에서 본격적으로 전기·가스요금 결정 과정에 개입하고 있다. 이 때문에 힘 있는 에너지 거버넌스 개편 방안이 나오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해당 사안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거버넌스 개편과 관련한 연구자료는 (정부가) 의사결정하는데 참고자료로만 활용될 것”이라면서 “현 장관과 차관의 생각에 따라 (거버넌스 개편 방향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