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올해 사상 첫 영업익 20兆 돌파

현대차·기아가 올해 1~3분기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20조원을 돌파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두자릿 수로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서도 최고 수준이었다. 현대차·기아는 고수익 전기차 시장을 집중 공략하면서 올해 연간 영업이익 25조원 고지를 넘을지 주목된다.

현대차(오른쪽), 기아(왼쪽) 사옥 젼경
현대차(오른쪽), 기아(왼쪽) 사옥 젼경

기아는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매출액 25조5454억원, 영업이익 2조8651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0.3% 늘었고 영업이익은 272.9% 급증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와 합하면 현대차·기아 1~3분기 영업이익은 총 20조7945억원에 달했다.

현대차·기아는 고수익 자동차 믹스 개선과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 증가에 힘입어 호실적을 달성했다. 현대차는 3분기 제네시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증가와 전기차 아이오닉5, 하이브리드 수요 덕에 3분기 작년 대비 2% 증가한 104만5510대를 기록했다.

기아도 3분기 고수익 레저차량(RV) 믹스 개선 효과를 봤다. 기아 RV 판매 비중은 68.7%로 전년 동기보다 2.2%포인트(p) 증가했다. 기아는 특히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고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작년 대비 21.2% 늘어난 77만8213대를 기록했다.

기아는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글로벌 판매 전략을 달리해 전기차 시장 집중공략 방침을 분명히했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콘퍼런스콜에서 “EV9은 플래그십 전기차 시장의 전략 모델”이라며 “EV9은 유럽에 이어 미국에 다음달 출시해 한국산 플래그십 모델의 긍정적 반응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기아는 EV5를 보급형 전략 차종으로 대중화를 선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기아는 EV5 등을 앞세워 3분기 전기차 수출을 2분기 대비 2배 가까이 끌어올릴 계획이다. 주 부사장은 “중국은 EV5를 시작해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차분히 해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기아는 EV5에 이어 EV3, EV4 등 중저가 보급형 전기차 라인업도 확대한다.

기아는 4분기 선진 시장 중심의 판매 제고에 나선다. 기아는 러시아, 인도, 아태 시장에서 판매 물량에 일부 차질을 빚었고 러시아는 판매 차질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태 지역은 베트남 시장 수요가 꺼졌으나 인도 등 선진 시장 환경이 긍정으로 변하고 있다고 예상했다. 주 부사장은 “4분기 들어 인도와 베트남 등 시장이 조금씩 바뀌는 모습을 보이는듯하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사상 최초로 25조원 돌파를 겨냥하고 있다. 기아는 올해 매출액 가이던스(전망치)를 기존 97조6000억원에서 100조원 이상으로 올려 잡았고, 영업이익도 9조3000억원에서 '11조5000억~12조원으로 상향했다.

기아도 목표 초과 달성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기아 관계자는 “선진국 물량이 개선되고 신흥국 물량이 꺼지는 부분은 믹스에 도움을 주면서 절대적 사양이 개선된 부분이 있다”며 “브랜드 상승으로 고객 상황의 변화도 모니터링해 지속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