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하이테크 기술을 일컫는 '딥테크(Deep-tech)'는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으면서도 수면 깊은 곳에 숨어 보이지 않는 기술을 의미한다. 당장 성과를 알 수 없는 초기단계 기술인 만큼 성공 가능성도 불투명해 민간보다는 공적 자금의 장기 투자가 적합한 분야로 꼽힌다.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 챗GPT로 급부상한 오픈AI도 불가능해 보이는 영역을 뚫고 대표 딥테크 기업으로 성장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이 딥테크팁스를 도입한 이유다. 딥테크팁스는 민간 벤처캐피털(VC)이 3억원 이상 투자한 딥테크 기업에 최대 3년간 15억원 연구개발(R&D) 자금과 창업사업화·해외마케팅 자금을 지원한다.
전자신문은 △바이오·헬스 △시스템반도체 △미래모빌리티 △친환경·에너지 △로봇 △빅데이터·인공지능(AI) △사이버보안·네트워크 △우주항공·해양 △차세대원전 △양자기술 등 분야에서 우리 생활을 혁신하기 위한 도전에 나선 딥테크 스타트업을 10회에 걸쳐 조망한다. 〈편집자 주〉
토큰증권은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디지털화한 자산이다. 과거 시장에서 거래되던 실물증권이나 전자증권과는 달리 디지털자산의 형태로 발행한다. 조각투자 같은 저마다 다른 방식의 증권에 대한 거래 수요가 커지면서 금융위원회에서도 토큰증권발행(STO)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오퍼스엠은 이처럼 새롭게 열리고 있는 STO 시장에서 범용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는 회사다. 미국이나 일본 등 해외 대비 국내에서는 STO 관련 제도화가 다소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높은 범용성과 안정성을 갖춘 플랫폼으로 초기 STO시장을 선점하는게 목표다.
오퍼스엠은 다양한 블록체인 간 연계 등 블록체인 관련 여러 기능을 제공하는 미들웨어 솔루션 기술 '렛저마스터2.0'을 보유하고 있다. 이미 동행복권 블록체인 인프라 고도화 서비스에 오퍼스엠의 기술이 적용되기도 했다. 데이터가 블록체인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질적 데이터 유실을 차단하고, 당첨 데이터의 위변조 가능성을 차단한 것을 주요 성과로 꼽는다. OK금융그룹의 블록체인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도 현재 진행하고 있다.
우선 과제는 STO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이다. 블록체인 지식이 없는 일반 사용자와 관리자도 손쉽게 오퍼스엠의 플랫폼에서 STO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웹으로 제공하는 STO 플랫폼에 로그인만하면 블록체인 작동에 필요한 스마트컨트랙트를 배포하고, 실행 가능한 환경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또 사용자가 블록체인 네트워크 종류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기능도 플랫폼에 담을 계획이다.
금융기관과의 협업 경험과 이미 상용화를 거친 솔루션으로 STO시장의 표준 프로토콜을 만드는 것이 오퍼스엠의 목표다. 딥테크팁스 프로그램에 오퍼스엠을 추천한 액셀러레이터 인포뱅크도 STO 시장이 조성 초기인 만큼 보다 얼마나 적극적으로 사업을 펼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 STO의 안정성이 검증될 경우 확장 범위는 무궁무진할 것으로 점쳐진다. 부동산이나 미술품, 저작권 등 현재 초기 시장이 조성되기 시작한 비유동성 자산뿐만 아니라 사실상 모든 자산이 토큰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토큰증권 발행과 유통 분야에서는 특정 기관이나 기업이 플랫폼이나 솔루션을 아직 제대로 보유하고 있지 않은 만큼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오퍼스엠은 팁스 운영사인 인포뱅크가 운용하는 '인포뱅크 SPAC 개인투자조합 1호'로부터 3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딥테크팁스 사업에 참여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