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우리 기업이 뛸 107조원 규모의 거대한 운동장이 중동 지역에 새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를 국빈방문한 뒤 지난주 귀국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중동 빅3 국가와의 정상외교를 완성했다. 경제적으로 많은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130여명의 경제사절단과 함께 사우디, 카타르에서 총 202억달러, 63개 업무협약(MOU) 및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방한 때 체결한 290억달러 MOU, 아랍에미리트(UAE) 국빈방문 때 발표된 300억달러 투자 약속을 합치면 총 792억달러(107조원) 규모까지 늘어난다. 윤 대통령은 “이러한 대규모 수출과 수주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제와 민생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에너지안보도 단단하게 다졌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UAE와 400만배럴 계약, 사우디와 530만밸러 원유공동비축계약을 체결했다. 건설과 인프라, 수소, 원전, 인공지능(AI), 첨단산업, 방산 등의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 순방외교는 국민과 기업의 글로벌 시장 개척을 돕는 최적의 플랫폼”이라며 “관계부처들은 경제외교와 글로벌시장 개척이 국민 일자리 창출과 민생에 직결된다는 점을 명심하고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은행권의 고금리 대출 등은 강하게 지적했다. 지난주 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 비서관 등이 36곳 소상공인 일터와 복지행정 현장에서 국민 목소리를 듣고 왔다며 “당장 눈앞에서 도움을 기다리는 국민의 외침, 현장의 절규에 신속하게 응답하는 것보다 더 우선적인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고금리로 어려운 소상공인들께서는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쉬셨다.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한 식당에서는 끝없이 올라가는 인건비에 자영업자들이 생사의 기로에 있음을 절규하며, '외국인 노동자 임금을 내국인과 동등하게 지불해야 한다는 ILO 조항에서 탈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비상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하나하나가 현장이 아니면 들을 수 없는 신랄한 지적들”이라며 “대통령실의 현장 방문이 일회성이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국민과 소통하는 시스템으로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정부 각 부처에도 “장관, 차관, 청장, 실·국장 등 고위직은 현장을 직접 찾아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탁상정책이 아닌 살아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며 “각 부처의 민생 현장 직접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늘 관심을 가지고 볼 것”이라고 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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