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벤처투자가 2026년까지 운용사(GP)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정량평가와 투명공시 체계를 구축한다. 운용 펀드의 사회적 성과를 측정하는 시스템을 확립해 지속가능한 벤처생태계 실현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한국벤처투자는 30일 서울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에서 ESG 이니셔티브를 개최하고, ESG 경영 확산 로드맵을 공개했다. 유웅환 한국벤처투자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2026년까지 지속가능한 투자 플랫폼(SIP)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벤처투자는 지난해 7월 ESG 표준 벤처투자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같은 해 12월 가이드라인에 맞춰 운용하는 'IBK스마일게이트 ESG 펀드 1호'에 모태펀드 100억원을 출자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벤처캐피털(VC)이 ESG 가치에 반하는 기업을 투자대상에서 배제할 수 있도록 기업 성장단계·산업별 체크리스트를 제공한다.
한국벤처투자가 추진 중인 SIP는 ESG 실사 설문지(DDQ) 기반 정성평가를 고도화해 2026년까지 정량평가 체계로 내재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GP의 사회적 성과와 투명공시체계 등 ESG 경영 데이터를 디지털로 연동, 아직 초기 수준인 벤처·스타트업계에 ESG 경영 도입을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벤처투자는 모태펀드 성과 측정 요소에 투자수익배수와 사회성과배수를 모두 반영하는 DIM(Double I Multiple)을 개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ESG 경영 확산을 위한 건의사항이 제시됐다. 박기수 스틱인베스트먼트 ESG본부장은 ESG 투자체계를 확립한 GP에 모태펀드 선정 가산점 부여, 벤처펀드의 ESG 실사 비용 지원 등을 제안했다. 구영권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은 중소형 VC가 ESG 평가 조직을 운영하기 쉽지 않은 만큼 한국벤처투자가 ESG 평가기관을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유웅환 대표는 “글로벌 기업은 기술과 혁신으로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은 현실에 가로막혀 있다”면서 “사회적 성과 측정을 통해 시장 관심을 비재무적 가치로 확대하고, ESG 데이터 매트리스 구축과 평가모델 확립으로 지속가능 투자원칙을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