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리빙 전문관 '메종 의왕' 사업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 엔데믹 이후 부진해진 리빙 시장 상황을 고려한 판단이다. 인근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의왕점(타임빌라스)과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 콘셉트부터 재설정할 방침이다.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은 리빙 사업 전략에 대한 재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최근 메종 의왕 사업 계획을 전면 재수정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구상했던 대규모 리빙 전문관 대신 타임빌라스 본관과 어우러지는 큐레이션 상품기획(MD) 콘셉트를 검토하고 있다. 프랑스어로 집을 의미하는 '메종'이라는 이름도 변경할 전망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2021년 메종 의왕 건립 계획을 공개했다. 경기도 의왕백운밸리 내 1만1100㎡(약 3358평) 부지에 가전·가구·생활용품을 아우르는 리빙 전문관을 조성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앞서 영남권에 구축한 '메종 동부산'과 같이 수도권 최대 리빙 쇼핑몰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었다.
메종의왕은 2025년 준공을 목표로 현재 지하 3층 규모인 지하 주차장 골조 공사를 진행 중이다. 다만 리빙 전문관으로 인허가를 받은 상황이기 때문에 사업 계획 변경에 따라 인허가 절차를 추가로 진행할 수 있다.
의왕시 관계자는 “아직까지 롯데로부터 사업 계획 변경에 대한 연락은 받지 못했다”며 “기존에 허용된 건축 허가를 벗어난 설계 변경이 있다면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이 사업계획을 변경한 것은 리빙 시장 부진과 맞물려 있다. 엔데믹 전환 이후 리빙 수요가 크게 줄었고 부동산 거래 감소, 경기 침체 등으로 리빙업계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리빙 시장 전반이 하향세인 상황에서 교외 지역에 대형 리빙 전문관을 건립하는 것은 위험 요소가 높다는 판단이다.
롯데쇼핑은 메종 의왕 부지를 활용해 타임빌라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지난 2021년 개관한 타임빌라스는 지난해 매출 3035억원을 기록하며 단숨에 수도권 10위 아울렛으로 입지를 굳혔다. 독특한 공간 구성과 체험형 콘텐츠, 특색 있는 테넌트 입점을 통해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메종 의왕 부지 건물에 명품 브랜드 유치를 시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타임빌라스에 없는 새로운 브랜드와 콘텐츠를 가미해 별관 개념으로 운영할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메종 의왕 계획 변경으로 향후 리빙 사업 투자 행보에도 이목이 쏠린다. 앞서 롯데쇼핑은 지난 2021년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주도한 한샘 인수전에 참여하며 현재까지 약 3400억원을 투입했다. 기존 유통 계열사에 리빙 사업을 가미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의도였다. 핵심 연계 사업이었던 리빙 전문관 구축을 포기한 만큼 리빙 사업에 대한 투자 방향 재정립이 불가피해 보인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타임빌라스 본관과 어우러지는 큐레이션MD로 콘셉트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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