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전력기기산업의 지구온난화 주범인 SF6(육불화황)가스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절연가스(K6)'와 'K6 초고압 송전 차단기 적용 설계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K6'는 지구온난화 지수(Global Warming Potential)가 1 미만으로 환경친화적이고, 심각한 독성 성분도 들어있지 않다. 전력기기 적용 필수조건인 끓는점도 -26℃로 낮아 대부분의 환경에서 안정적 기체 특성을 유지한다.
K6를 초고압(145㎾) 송전 차단기에 적용해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차단성능 시험도 통과했다. 초고압 송전급 차단기는 절연가스 적용이 가장 까다로운 설비다.
KERI는 기업에 기술이전해 상용화하고 차단기, 변압기, 개폐기 등 배전에서 송전까지 다양한 전력기기에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전력기기는 안전상 이유로 전기를 차단하는 '절연' 기능이 반드시 필요하다.
SF6 가스는 고장시 전류를 차단하는 아크소호 성능이 우수해 전력기기 분야에서 50년 넘게 사용돼왔다. 하지만 지구온난화 지수는 이산화탄소의 2만3500배에 이르고, 대기에 한 번 누출되면 무려 3200년을 사라지지 않고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가스이기도 하다. 한국전력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상당 부분을 SF6 가스가 차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SF6를 대체할 친환경 가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가별 상이한 화학물질 사용규제와 이로 인한 소송 발생 가능성, 장기투자와 비용소요, 기체 소재 분석능력 미비 등 신약개발 이상의 난도로 확실한 성과물이 없는 상황이다.
KERI는 산업계에서 사용하는 가스 가운데 지구온난화 지수가 낮은 물질을 1차 분류하고, 전기·화학적 특성을 정밀 분석해 2차 후보군을 선별했다. 2차 후보군을 대상으로 절연, 폭발·발화 제어시험을 거쳐 최종 후보 물질을 선정하고 전력기기 적용에 필요한 최적의 비율을 도출해 K6를 개발했다.
'K6'는 KERI의 'K'와 '6번째 후보 물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오연호 KERI 친환경전력기기연구센터장은 “K6는 해외 선진기업이 주도해 개발한 절연가스보다 성능이 뛰어나고 친환경적”이라며 “우리나라가 글로벌 전력기기산업과 시장에서 최상위권에 있는 만큼 환경은 물론 경제·산업 파급력이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K6 개발은 한국화학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안전성평가연구소가 함께 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