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산업이 프리미엄 어린이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푸디버디'를 론칭한다. 매년 성장하는 '골드키즈' 시장을 겨냥해 고급화 전략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더미식' '멜팅피스' 부진을 딛고 HMR 시장에서 입지를 굳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하림산업은 서울 압구정 CGV청담씨네시티에서 푸디버디 론칭 간담회를 개최했다. 푸디버디 제품은 즉석밥, 라면, 국물요리, 볶음밥, 튀김요리 등 상온·냉동식품을 합쳐 총 24종으로 구성됐다. 주요 타깃층은 4~8세 영·유아 가정으로 내년도 브랜드 매출 목표는 300억원이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브랜드 연구개발(R&D) 과정에 직접 참여하며 열의를 보였다. 스스로를 네 아이의 아빠라고 소개한 김 회장은 간담회 현장에서 아토피를 앓았던 막내 딸의 일화를 소개하며 브랜드 론칭 배경을 소개했다.
푸디버디는 하림 식품 철학에 따라 자연 재료를 고집했다. 인공조미료(MSG)를 첨가하지 않고 나트륨은 성인식 대비 20% 이상 줄였다. 합성 첨가물 없이 100% 국내산 원료만 사용했다. 즉석밥은 시중 제품 대비 수분 함량이 5% 높아 소화 부담을 줄였으며 라면은 기름에 튀기지 않은 건면으로 생면 식감을 살렸다. 장난감과 동물 캐릭터 스티커를 동봉해 흥미 요소도 더했다.
하림은 해마다 성장하는 골드키즈 시장을 공략해 실적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국내 키즈 시장은 출산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소비력 향상, 소자녀 선호 현상을 바탕으로 프리미엄화 되고 있다.
고급화 전략의 일환으로 경쟁사 대비 높게 책정된 가격은 변수로 꼽힌다. 공식몰 기준 푸디버디 하양·빨강 라면은 봉지(80g·84g) 당 1700원이다. 소매점 기준 봉지(112~116g) 당 2200원에 책정된 더미식 장인라면과 비슷한 수준이다.
나트륨 함량도 어린이 제품인 점을 감안했을 때 낮지 않다. 지난 2020년 보건복지부·한국영양학회가 발표한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에 따르면 3~5세 유아 일일 나트륨 충분 섭취량은 1000㎎, 6~8세 어린이는 1200㎎이다. 푸디버디 빨강 라면 1봉지에 담긴 나트륨 함량은 1080㎎이다.
하림이 푸디버디를 통해 HMR 시장에서 반전을 일으킬 지 주목된다. 하림은 지난 2021년 '더미식' 출시 이후 꾸준히 HMR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라면과 즉석밥, 냉동 국물요리 7종을 선보였다. 올해 3월에는 스트릿푸드 전문 브랜드 '멜팅피스'를 새롭게 선보인 바 있다.
실적은 부진한 상황이다. 지난해 하림산업 영업손실은 868억원으로 전년 대비 47.5%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 461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HMR 후발주자로서 차별화를 위해 프리미엄 전략을 고집하고 있지만 시장 평가는 냉정한 편이다.
김홍국 회장은 “나트륨이나 MSG가 아닌 진짜 재료를 통해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며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을 위해 푸디버디를 론칭했다”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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