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당국 '온라인 게임' 고시... 사회주의 가치전파·과금 유도 자제 권고

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권 '판호'를 발급하는 국가신문출판서가 '고품질 온라인 게임 퍼블리싱 프로젝트 시행에 관한 고시'를 발표했다. 온라인 게임 서비스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라인 성격이다. '사회주의 핵심 가치 전파', ' 중국 전통문화 계승' 등을 주요 방향성으로 제시했다.

중국 게임산업이 한국 게임을 비롯한 외산 타이틀 퍼블리싱을 넘어 자체 개발 역량 확보와 글로벌 진출로 급성장한 가운데 미디어 검열 당국의 고시 발표가 시장에 가져올 파급효과에 관심이 쏠린다.

2일 중국 현지 매체와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가신문출판서의 이번 고시는 지난 2년간 '온라인 게임 긍정 에너지 선도 방안', '온라인 퍼블리싱 기술 혁신 발전 방안'에 이어 새롭게 추가된 게임 관련 정책이다.

국가신문출판서 공식 홈페이지에는 게재되지 않았으나 중국 전역의 각 성과 자치구, 직할시 등 산하기관에 공문 형태로 통지된 것으로 전해진다. 관계당국 지도와 게임사의 자발적 참여를 전제로 하고 있지만 정부 입김이 센 중국 시장 특성상 개별 기업의 게임 서비스 운영 방침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국가신문출판서 '고품질 온라인 게임 퍼블리싱 프로젝트 시행에 관한 고시'
중국 국가신문출판서 '고품질 온라인 게임 퍼블리싱 프로젝트 시행에 관한 고시'

고시가 제시한 방향성은 △사회주의 핵심 가치 전파 △우수한 중국 전통 문화 계승 △새로운 시대 발전 성과와 스타일 반영 △과학기술 혁신과 신기술 적용 촉진 △글로벌 시장 잠재력 등 5개다.

세부적으로 사회주의 핵심 가치 전파는 게임 줄거리에 진실과 선, 아름다움을 장려하는 올바른 가치 지향을 담는 것이 골자다. 애국주의, 집단주의, 사회주의 정신을 주제의식으로 담고 게임 알고리즘을 수정해 과도한 '과금 유도(氪金)'를 자제하도록 권고했다.

과학기술·신기술 구체적 항목으로는 블록체인,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등 첨단 기술과 가상현실(VR), 모션 캡쳐, 실시간 렌더링, 감각 상호작용 등 차세대 정보 기술이 언급됐다. 게임을 통해 과학 지식을 전파하고 실용적 가치를 지닌 다양한 기능적 게임 작품을 선보인다는 취지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말부터 게임에 대한 정책 기조를 규제에서 진흥으로 전환하고 매월 연이어 수십여종의 신작 게임 판호를 발급했다. 올해 초에는 게임산업연차총회에서 고품질 온라인 게임을 선정해 적절한 지원과 보상을 제공할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 당국의 온라인 게임 고시가 게임 콘텐츠에 담긴 정치·역사적 요소와 자유로운 창작 활동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온라인 게임 과금 유도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엿보인 만큼 중국 시장에 진출했거나 준비 중인 한국 온라인 게임의 수익모델(BM) 또한 개편이 요구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윤호진 한국콘텐츠진흥원 베이징비즈니스센터장은 “해당 통지는 국가신문출판서가 각 지역 신문출판국에 보낸 업무방향 제시 정도의 내용이 담겼다”며 “기존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어왔지만, 중국 정부가 게임 허가의 키를 잡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도 주목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