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소비자물가가 7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이상저온에따른 농산물 가격 불안, 중동지역 불안 등에 따른 국제유가 변동성 등으로 농산물·석유류 비중이 높은 생활물가가 전년동월비 4.6% 상승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식료품 물가 지수는 122.74(2020년=100)로 작년 동월대비 6.6% 올랐다. 이는 작년 10월(7.6%) 이후 12개월 만에 최대 폭이다.
품목별로 보면 사과의 물가 상승률이 72.4%, 복숭아는 47.0% 등 과일이 24.6% 올랐다. 상추(40.7%), 파(24.6%), 토마토(22.8%) 등 채소류와 생강(65.4%), 쌀(19.1%), 닭고기(13.2%) 등 생활물가가 크게 올랐다.
통계청은 통상 추석이 지나고 수확철이 되면 농산물값이 안정됐지만 올해는 이상저온 등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아 오름폭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에 신선식품지수가 작년 9월(12.8%)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나 전년 동월보다 12.1% 상승했다. 곡물·채소 등 농산물은 1년 전보다 13.5% 올라 2021년 5월(14.9%) 이후 29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생활물가지수도 1년 전보다 4.6% 올라 3개월 연속 상승폭을 키웠다. 상승률 또한 지난 2월(5.5%)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크다.
다만, 정부는 변동성이 높은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하고 추세적 물가를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전년동월비 3.2%로 0.1%포인트(P) 하락하는 등 안정 추세를 지속하고 개인서비스 물가도 상승률이 0.1%P 낮아지는 등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평가했다. 이번 달도 전반적인 수급이 개선되면서 농산물 가격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중동사태 전개에 따라 국제유가가 큰 폭의 등락을 거듭하는 등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 전개에 따라 국제유가가 큰 폭 등락을 거듭하는 등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만큼 모든 부처가 물가 안정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는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를 즉시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각 부처 차관이 물가안정책임관이 되어 소관품목 물가 안정은 스스로 책임진다는 각오로 철저히 살피는 한편, 수급관리·제도개선 등 관계기관 간 공조가 필요한 사항은 물가관계장관회의·차관회의 등을 통해 즉각 대응하겠다”면서 “체감도 높고 신속한 물가 대응을 위한 현장 중심의 물가 대응체계를 가동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