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이 내년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대내외 어려운 경제 상황을 감안해 조직 안정에 방점을 두고 인사 폭을 축소했다. 백화점·홈쇼핑·현대L&C 등 3개 계열사는 내부 인사를 신임 대표로 발탁해 변화 속 안정을 꾀한다. 백화점 신임 대표에는 '영업통' 정지영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2일 현대백화점그룹은 총 40명에 대한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사장 1명, 부사장 1명을 포함해 승진 17명, 전보 23명이다. 인사 폭은 30명이 승진한 지난해에 비해 축소됐다.
이번 인사 키워드는 '변화 속 안정'이다. 3년 만에 일부 계열사 대표 교체를 단행했지만 모두 내부 승진자로 조직 이해도가 높은 인물들이다. 외부 영입 인재 역시 대원강업 기술연구소장으로 발탁된 조영선 전무 한 명 뿐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어려운 대내외 경영 환경을 감안해 조직을 확장하기 보다는 안정 기조를 바탕으로 내실을 꾀했다”며 “이와 동시에 변화와 혁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미래 성장을 준비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 신임 대표에는 정지영 영업전략실장 부사장이 사장 승진과 함께 발탁됐다. 정 신임 대표는 지난 1991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해 줄곧 영업전략 파트에 몸 담아온 영업 전문가다. 기존 김형종 대표는 이번 인사로 자리에서 물러난다. 장호진 대표의 경우 현대백화점그룹 지주 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 신임 대표직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홈쇼핑 신임 대표에도 영업본부장 출신 한광영 전무가 내부 승진으로 발탁됐다. 지난 1991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해 현대홈쇼핑 Hmall 사업부장, 생활사업부장 등을 역임했다. 업무 전반을 두루 거쳐 조직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현대L&C는 정백재 경영전략본부장이 신임 대표로 임명됐다. 기존 김관수 대표는 고문으로 물러난다.
임원 인사와 함께 조직 개편도 함께 이뤄진다. 본부 단위 조직을 조정해 효율성을 높인 동시에 콘텐츠·디지털전환(DT) 등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한 조직을 새롭게 편재한 것이 특징이다.
백화점은 영업본부 산하에 크리에이티브(Creative) 부문을 신설했다. 상품본부에 있던 콘텐츠개발담당 부서가 크리에이티브 부문 아래 편재된다. 기존 콘텐츠개발담당을 총괄하던 김수경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부문장을 겸임한다. 영업본부 산하에 있던 아울렛사업부를 독립시키고 상품본부 자주MD팀도 사업부로 승격한다.
홈쇼핑은 영업본부를 폐지하는 대신 경영지원본부를 신설한다. 홈케어사업부는 H&B사업부로, Hmall사업부는 e상품사업부로 변경한다. 경영지원본부에는 DT담당 부서를 새롭게 신설했다. 현대그린푸드는 전략기획실 산하에 스마트푸드센터를 설립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지난 2년간 계열사 대표를 모두 유임시키며 변화를 주지 않았지만 올해는 미래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업 분야에 대해서는 변화를 선택했다”며 “안정을 바탕으로 도전과 혁신을 추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