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이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이 결합해, 새로운 시각으로 문화와 역사를 재조명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인문학 학자와 사서들에게도 AI 기술은 혁신과 도전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미국 스탠포드대학 도서관의 AI·디지털 데이터 전문가 3인이 이구동성으로 'AI 활용능력'을 지식정보서비스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았다.
국회도서관이 2일 본관 국가전략정보센터에서 개최한 제8차 '국가전략 콜로키움'에서는 이 같은 논의가 활발히 이뤄졌다. 이번 콜로키움은 '혁신적인 데이터 활용과 도전'을 주제로 김영식 의원(국민의힘)과 전자신문이 공동 개최했다.
최근 AI 기술은 개인 영역을 넘어 문화·환경 등 각 분야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주요 국가들도 관련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도서관 및 문화 기관에서 AI 기술을 활용해 혁신적인 정보서비스를 창출하고, 국가지식정보를 확산시킬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삼균 성균관대학교 석좌교수가 좌장을 맡고, 미국 스탠포드대학 도서관의 AI·디지털 데이터 전문가들이 발제자로 나섰다.
린제이 킹 스탠포드대 예술·건축도서관 총괄사서는 '인공지능 기반의 시각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디지털 도서관 콜렉션 구축'을 주제 발표했다. 연구자가 텍스트 검색 없이도 대량의 정보를 시각 데이터로 검색·선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현한 사례를 공유했다. 또 오픈소스 '픽스플럿(PixPlot)' 툴을 활용해 대규모 시각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식도 직접 시연했다. 픽스플럿은 수백만개의 방대한 이미지를 유사성있는 이미지로 클러스터화해 줘, 사용자들이 보다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피터 레너드 연구데이터서비스 총괄책임자는 'AI를 활용한 새로운 검색와 발견'을 주제로, 손글씨 인식 및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TTS(텍스트 투 스피치) 기술 등이 학술도서관 및 문화유산단체에 어떤 변화를 줄 수 있는 지를 설명했다. 그는 “생성형 AI에 사용되는TTS 모델 등이 향후 GLAM(Galleries, Libraries, Archives and Museums), 문화유산 및 디지털 인문학 분야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터 브로드웰 디지털학문 개발자는 '문화적 이해를 위한 혁신적인 데이터 및 신기술 활용'을 주제로 문화유산 디지털화를 위한 다양한 협업사례를 소개했다. △스탠퍼드대학 내 '학제간디지털연구센터(CIDR)'에서 최근 진행했던 출생 디지털 데이터 자원과 관련한 연구조사 △도서관이 보유한 무대 연극작품의 녹화 공연을 연구하기 위해 연극공연학과 교수진과 진행 중인 '동작 해석용 기계 지능(Machine Intelligence for Motion Exegesis)' 프로젝트 △맞춤형 라이브 연주를 제작할 수 있는 대화형 웹브라우저 기반 애플리케이션 '스탠포드 피아노 롤 프로그램(Stanford Piano Rolls Program)' 등을 소개했다.
이명우 국회도서관장은 “방대한 지식데이터와 첨단기술의 융합이 사회 전 부문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도서관과 문화 기관은 데이터 기반의 혁신 기술을 활용해 지식정보를 공유하는 새로운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식 의원은 영상축사에서 “국회도서관이 보유한 방대한 지식 데이터와 AI와 같은 혁신적 과학기술의 융합은 미래 성장동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미래지향적이고 도전적인 방식으로 기술 혁신을 이끌어 나갈 주체로서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