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발전이 불리한 우리나라가 향후 그린수소 생산비용도 주요국 중 가장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재생에너지 보급이 더딜 경우, 그린수소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해외의 재생에너지원으로 그린수소를 도입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전 경영연구원이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50년 우리나라의 그린수소 생산비용은 최대 ㎏ 당 4.1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는 주요 33개국 중 가장 생산비용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린수소는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를 말한다. 물을 전기분해하는 기기인 전해조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연료가 투입돼야 한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는 우리나라가 재생에너지 발전여건이 불리하다고 봤다. 2050년에는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 당 2달러 이하의 가격으로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재생에너지 발전 여건이 불리한 우리나라는 ㎏ 당 2.9~4.1달러의 비용으로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재생에너지 보급이 더딘 경우를 가정한 비관적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우리나라는 그린수소 1㎏을 생산하기 위해 4.1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반면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국가들은 그린수소 생산비용이 대폭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생에너지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중국·인도·미국의 수소 생산비용이 ㎏ 당 0.65~0.78달러에 불과하다. 재생에너지 자원의 잠재량이 높지만 도시화 등 지형 제약이 있는 프랑스·이탈리아·독일·스페인과 같은 유럽 국가의 생산비용은 ㎏ 당 0.8~1.1달러 수준이다.
에너지 전문가는 수전해 설비 가격 개선과 함께 해외의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종희 한국에너지공대 수소에너지연구소장은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와 연계된 수소로 재생에너지로부터 전기를 받아 수전해를 적용해야 한다”면서 “(그린수소가 경제성을 갖추려면) 재생에너지 전기값이 낮아지고, 수전해 장치값이 낮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 소장은 이어 “수전해 장치값은 국제적으로 비슷하게 낮아지겠지만 재생에너지는 일조시간과 바람의 영향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아주 경제적으로 만들기는 쉽지 않다”면서 “해외에서 값싼 재생에너지를 생산해서 가지고 들어오는 방법도 구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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