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술이 국제표준 특허로 등록되면, 글로벌 시장 개척 시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로열티까지 기대할 수 있습니다. 국제 특허 등록은 글로벌 시장에서 호환성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염흥열 순천향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국제 표준 전문가에 대한 지원이 잘 정비된 편“이라면서도 “지원 현실성을 높이고 규제를 완화하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멘토링 사업 시 해당 기업과 국제표준 전문가와 연계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염 교수는 정보보안 부문 국제표준 전문가다. 20년 이상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전문가로 활동하며 한국 기술의 세계 표준화를 이끌었다. 우리나라 이동통신, 인공지능, 정보보호 분야에서 활동하는 20명 남짓한 명장급 국제 표준 멘토 중 한명이다.
올해 열린 ITU-T SG17에서 우리나라는 총 9건 표준·부속서·기술보고서 최종 승인 3건, 표준 사전채택 6건 등 표준 승인 성과를 거뒀다. 염 교수와 순천향대 연구팀은 이 중 국내 보안기업 에프앤에스밸류가 가진 '블록체인 기반 일회용 암호키 기반 인증 프레임워크기술'을 지원해 '신규워크아이템(X.afotak)'으로 채택되는 데 공헌했다.
이 기술은 사용자 패스워드를 기기나 서버에 저장하지 않고 블록체인으로 실시간 검증하는 것이 핵심이다. 인증과 로그인이 모두 필요한 금융 서비스를 타깃으로 개발 중이다. 에프앤에스밸류와 염 교수 팀은 서울, 제주 등에서 4차례 이상 회의를 하며 국제표준화 신규워크아이템 제안을 위한 문서의 구조와 내용을 공동 작업했다. 에프앤에스밸류는 ITU와 신흥개발국 디지털 금융 서비스에 이를 선제 적용하는 것을 논의 중이다.
염 교수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안전하고 신속한 온라인 인증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에프앤에스밸류 기술 장점으로 꼽았다. 금융, 인프라보호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 가능하며, 여러 인증 도메인을 통합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 기업 기술이 국제적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향후 최종 국제표준으로 채택되기 위해 계속 지원하고 공동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염 교수는 앞으로 금융 서비스가 여러가지 기능을 품은 이른바 '슈퍼 앱'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보안 기업 역할이 매우 중요해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슈퍼 앱은 다양한 도메인과 사용자와 디바이스 인증을 요구하고 통제하는 것이 필수”라며 “결국 통합 보안이 필요한 데, 우리나라 기업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이 주도적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다만, 글로벌 주도권을 갖기 위해서는 앞으로 국내 디지털금융 서비스도 모든 과정에서 보안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설계에 의한 보안(security by design)' 원칙이 철저히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로트러스트 원칙에 따라 인증까지 포함하는 보안 시스템을 구축이 필수라는 제언이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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