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이오와 주 시티즌스은행(Citizens Bank, Sac city)이 재정 문제로 주 은행당국에 의해 폐쇄 조치됐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올해 들어 5번째 미국 은행 파산이다.
아이오와 주에서 은행이 파산한 것은 지난 2011년 포크카운티뱅크 이후 13년 만이다. 1929년 설립돼 94년 역사를 보유하고 있는 시티즌스은행의 총 자산은 올해 9월 말 기준 약 6600만달러(약 864억원), 총 예금은 5900만달러(약 773억원) 수준이다. 은행지주사 시티즌스홀딩컴퍼니를 모회사로 두고 있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아이오와 은행당국의 승인에 의해 시티즌스 뱅크가 지난 3일부터 FDIC의 관리 체제에 들어갔다. FDIC는 미국의 예금자 보호를 위해 설립한 공기업이다. 대한민국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인 예금보험공사와 역할이 비슷하다.
예금자 보호 조치를 위해 FDIC는 '아이오와 신탁저축은행(Iowa Trust & Saving Bank)'과 시티즌스뱅크 예금 계좌 및 잔여자산 인수를 조건으로 협약을 체결하고 시티즌스 뱅크의 예금을 인수했다. 시티즌스 뱅크 일부 지점은 아이오와 신탁저축은행의 지점으로 재개장하고, 고객들은 향후 절차를 거쳐 신탁은행에서도 입출금을 비롯한 업무를 진행할 수 있을 예정이다.
아이오와 은행당국은 “은행을 지속적으로 공동조사하는 동안 당국은 대차대조표에서 은행이 확인하지 못한 상당한 대출 손실을 발견했다”며 “해당 은행은 지역외 및 주외 대출을 특정 산업에 집중시켰고, 일부 대출에서 큰 손실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구체적으로 어떤 대출이 부실했는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 은행업권은 연방준비제도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2023년 내내 채권 포트폴리오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의 실리콘밸리은행(SVB)가 예금자 이탈과 주가 폭락으로 지난 3월 10일 파산한 바 있다.
이어 2291억달러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던 퍼스트 리버퍼블릭 은행이 5월 파산하면서 미국 역사상 두번째로 큰 은행 파산 사태가 발생했다. 이와 더불어 실버게이트, 시그니처 은행, 이번 시티즌스 뱅크까지 포함 올해에만 총 5곳의 미국은행이 파산했다. 미국 현지에서는 은행 붕괴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광범위한 은행위기에 대한 공포도 커지고 있다.
마틴 그루엔버그 FDIC 의장은 올해 2분기 금융 종합보고서에 “미국 은행 산업이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로 인해 중대한 하방 위험에 계속 직면하고 있다”며 “예금이탈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악하와 함께 은행업계의 중요한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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