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OS'를 주축으로 한 LG전자 플랫폼 콘텐츠 사업이 TV 사업부문 신규 수익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세계 TV 시장 불황으로 인한 출하량 감소에도 TV 부문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
LG전자는 스마트TV 플랫폼인 웹OS 탑재 디바이스가 2억대를 넘어서면서 광고 등 플랫폼 콘텐츠 수익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2014년 첫 선을 보인 후 10년차를 맞이한 웹OS가 생태계를 확산하며 새로운 수익모델로 안착했다.
LG전자는 웹OS 플랫폼 콘텐츠 실적 관련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지만 최근 회사 실적에서 콘텐츠 부문의 활약을 엿볼 수 있다.
올해 3분기 LG전자 TV사업부문인 HE사업본부는 매출 3조5686억원, 영업이익 110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매출 3조7121억원, 영업적자 554억원과 비교해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LG전자는 3분기 HE사업본부 영업이익 호조에 플랫폼 콘텐츠 성장이 기여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LG전자 플랫폼 콘텐츠의 영업이익률이 40%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웹OS 콘텐츠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은 △콘텐츠 시청 전 노출 광고 △콘텐츠 노출 위치 △리모콘 핫키 배정 △기타 수수료 등이다. 이들 수익모델은 기존 제조업과 달리 별도 원자재 및 유통 비용이 없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LG전자는 웹OS 생태계 확장을 위해 탑재 단말기를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자사 스마트TV는 물론 모니터, 프로젝터 등 스크린 관련 전 제품에 웹OS를 적용했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이동식 스크린 '스탠바이미 Go'에도 탑재했으며, 현대자동차 GV80 등 모빌리티 인포테이션 영역에도 진출하고 있다.
LG전자가 2021년 타 TV 메이커에도 웹OS를 공급하면서 플랫폼 점유율을 키운 것도 수익성 개선에 한몫했다. LG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웹OS 콘텐츠 매출은 2018년 대비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웹OS를 이용하는 메이커와 디바이스가 다양해지면서 인터페이스 통일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LG전자는 업그레이드를 통해 디바이스의 종류와 출시 시기에 상관없이 동일한 UI/UX를 제공하는 '하나의 웹OS' 전략을 구사했다. 고객 입장에서는 직관적인 사용이 가능하고, 콘텐츠 협력사는 OS 버전별로 콘텐츠 서비스에 대응해야 하는 불편이 사라진다.
LG전자는 지난해 인수한 미국 광고·콘텐츠 데이터 분석 기업 알폰소와 함께 맞춤형 광고·콘텐츠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고객이 시청하는 콘텐츠를 분석하고 취향을 세분화해 콘텐츠 추천과 맞춤형 광고 송출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LG전자는 지난 9월 열린 웹OS 파트너 서밋에서 콘텐츠·서비스 분야에 5년간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웹OS를 통한 콘텐츠 수익은 그동안 LG전자가 영위한 제조업에 비해 수익성이 좋은 비즈니스”라며 “2026년 3억대 목표로, 탑재 디바이스가 늘어날수록 콘텐츠 부문 성장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