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괄적으로 N분의 1로 나누어 모든 지역에 지원하는 것으로는 지역소멸의 해결책을 찾기 어렵습니다. 지역별로 비교우위를 찾고, 정부 지원에 대한 평가와 환류가 결합돼야 정책이 효과를 보는 방향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노동시장연구팀장은 지역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 정책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한 팀장은 고용정책과 노동시장, 교육 분야를 집중 연구하는 노동경제학자(박사)로 6월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된 노동시장연구팀을 맡고 있다.
한 팀장은 “지원의 효율성이 높아져야 한다”며 “예를 들어 지방소멸대응기금에서 각 지자체에서 아이디어를 낸 사업을 지원하는데 사업 결과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환류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반짝하고 사라지는 정책이 아니라 기업이 지방에 지속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평가하고 환류하는 방향으로 정부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가 방법론의 경우 “지금은 행정데이터 기반이 많이 갖춰진 상태”라며 “이제는 방법론이 중요하며, 실증적인 방법론을 통해 과학적인 방식으로 입증하고 그에 따른 평가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현재의 정부 지원 체계가 형평에 집중돼 있는 점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팀장은 “형평에 모든 초점이 맞춰지다보니 모든 지자체에서 N분의 1로 지원이 뿌려지는 경향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무조건적인 N분의 1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분권화가 필요하다는 게 한 팀장의 주장이다. 그는 중앙집권적인 지원에서 지자체가 주도하는 분권화로 지방소멸 대응의 무게추가 옮겨가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지역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며, 지방분권적 접근방식도 평가와 환류가 결합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단순한 분권화로는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어렵다”며 “분권을 하더라도 권역 차원에서 효율적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역 내에서 광역지자체와 기초 지자체간 협의를 통해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재원 배분도 권역 내에서는 인구 증가를 반영하도록 하는 방법이 있고, 인구가 없는 지역에 인프라를 깔아 인구 증가를 유도하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현재는 수도권만 메가시티의 기능을 하고 있는 데 메가시티를 두세군데 집중되도록 하는 방향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청년층의 지방 정주를 늘리기 위한 일자리와 인프라 확보도 N분의 1 나눠먹기 방식으로는 어렵다고 봤다. 한 팀장은 “청년층의 지방 정주를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일자리가 생겨야 한다”며 “한계기업이 연명하는 식으로 쓰이는 것보다 지역의 생태계에서 비교우위를 갖는 기업들이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쓰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기업에서 특정한 인력난이 있는 경우 지원하는 게 효율화”라며 “그 앞단계에서 지역 대학과 기업이 합심해 경력설계를 같이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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