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아이오와주 시티즌스뱅크가 파산했다. 실리콘밸리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행에 이어 올해 5번째다.
대공황에도 버텨냈던 미국 현지은행의 연이은 파산은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고금리 기조여파로 글로벌 은행도 재무가 취약해지면서 유동성 부실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형국이다. 반면 국내 시중은행은 연이은 최대실적을 기록하며 세계 시장과는 괴뢰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를 잘 분석해보면 착시효과가 있다.
경기침체 등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사는 어닝서프라이즈에 가까운 호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재무재표를 뜯어보면 성장성보다는 종전 금융사업을 통해 이익 독점에 가까운 이자 수익을 올리고 있다. 조금이라도 위험한 도전적 사업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독과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사업 구조를 안정적이라고 칭찬만 할 일이 아니다. 변화와 혁신은 없고 그들만의 독과점 리그를 고수하고 있는 형국이다.
미국 글로벌은행의 연이은 파산사태를 계기로 이제 우리나라 금융 시스템, 더 나아가 안전공급망을 뜯어봐야 한다. 분명한 건 지독한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예대마진 위주 사업 포트폴리오를 과감히 바꿔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은행 이자 수익에 의존하는 사업구조를 탈피해 비금융부문 사업을 보다 육성해야 한다. 과감한 M&A 등을 통한 사업 구조 재편이 필요하다.
전통 아날로그 위주의 서비스 구조도 이제 디지털 DNA를 이식해 경영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미국 글로벌은행이 파산할 동안 해외 인터넷은행은 메기역할을 톡톡히 하며 오히려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한국 금융이 위기를 극복할 혜안이기도 하다.